대부분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에게 제작을 맡겨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유니폼이 단순히 실용성과 통일성의 차원을 넘어 기업의 전략적인 이미지 마케팅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네이밍에서 유니폼 경쟁으로
아파트 이름을 짓는 ‘네이밍’ 경쟁을 벌여온 건설사들이 잇따라 모델하우스 직원들의 고급 유니폼을 선보이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차별화된 유니폼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는 것.
대림산업은 패션디자이너 지춘희 씨에게 유니폼 제작을 맡겼다. 21일 열린 품평회에서 ‘e-편한세상’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오렌지색 바탕에 로고 ‘e’가 새겨진 유니폼이 선택됐다.
다음 달 분양 예정인 경기 군포시 모델하우스를 시작으로 전국 도우미, 상담사, 모니터 요원들이 이 유니폼을 입을 계획.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직원들은 8월부터 유니폼을 입고 있다. 하얏트인터내셔널의 유니폼을 디자인한 일본 패션 디자이너 마사루 미네오 씨가 제작했다.
아이파크의 현대적이고 깔끔한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니폼도 단순함을 강조한 게 특징. 이전까지는 도우미 대행을 맡는 협력업체나 사업 지역에 따라 직원들의 옷이 달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도우미들이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제작한 유니폼을 입고 있다. 래미안 아파트 모델하우스 직원들이 입을 새 유니폼도 곧 선보일 예정.
○유니폼 마케팅으로 경쟁력 강화
이동통신회사 KTF도 이달 들어 영업점과 고객센터 직원들의 유니폼을 바꿨다. 디자이너 지춘희 씨가 제작한 것으로 기존의 정형화된 유니폼에서 벗어나 캐주얼한 디자인과 소재로 활동성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10대와 20대가 주요 고객인 만큼 젊고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강조하겠다는 의도.
KTF 홍보실 박상호 차장은 “고객들이 감성적인 부분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면서 디자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대리점 직원들의 유니폼에도 이를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니폼이 바뀐 뒤 고객들의 방문이 훨씬 늘어났고 만족도도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도 이달부터 이탈리아 디자이너 잔 프랑코 페레 씨가 만든 새 유니폼을 입고 있다. 글로벌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14년 동안 이어왔던 빨강과 남색의 태극 유니폼을 우아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베이지색과 청자색으로 바꾼 것.
삼성물산 마케팅팀 김동욱 과장은 “유니폼은 단순히 제복이기보다는 그 자체가 상품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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