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마빈 “한국, 내년 제2 구조조정 거쳐야 성장”

  • 입력 2005년 10월 28일 03시 01분


“한국은 내년부터 2년 동안 제2의 구조조정을 거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외환위기 직전 한국의 경제위기를 예견하고 주식시장 폭락을 예고했던 스티브 마빈 도이치증권 전무는 27일 “한국의 내년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한국경제를 비관하는 전망을 내놓았다.

마빈 전무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조찬간담회에서 ‘한국경제의 현황과 미래전망’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한국의 제조업체들은 지금 영구적으로 낮은 이익률을 낼 것인지 아니면 2차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에는 내수 부진과 제조업의 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임금 인상 등으로 노동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참여정부 들어 계속 늘어나는 세금도 기업에선 부담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내수 전망과 관련해 “기업 수익이 안 좋을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 소비는 자연스레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수 부진에다 주5일근무제에 따른 기업들의 실질적인 임금 인상 및 세계 경기침체 등 구조적인 요인으로 기업들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며 “다만 내년부터 2년 동안 구조조정을 거쳐 성공하면 2008년에는 수익성이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경기가 어려운 내년에 살아남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면서 “우선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 부문을 폐쇄하고 고용을 줄이며 직원들의 상여금도 감축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빈 전무는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선 “미국 투자자금이 많이 들어와 한국 주가가 상승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예전보다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떨어져 있으므로 미국의 유동성이 줄어들면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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