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와 근육에 퍼지는 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이아로(13) 양의 꿈은 패션디자이너다.
지난달 이 양은 마침내 디자이너의 꿈을 이뤘다.
이 양의 사연을 전해들은 제일모직 아동복 ‘빈폴 키즈’ 팀이 이 양에게 일일 디자이너 체험의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이 양은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가을 재킷과 함께 제일모직 명예 디자이너 임명장도 받았다.
제일모직은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한국 메이크어위시 재단’과 함께 앞으로도 패션디자이너가 꿈인 어린이를 위해 이런 체험 행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최근 기업들이 타깃 고객과 관련된 분야에 사회공헌활동을 집중하는 ‘공익 연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 제고와 마케팅 효과를 누린다는 점에서 ‘전략적 사회공헌활동’으로 분류된다.
○이미지 제고를 위한 장기 투자
해마다 10월이 되면 가슴에 핑크 리본을 다는 여성들이 늘어난다. 미국 화장품 그룹 에스티로더가 1992년부터 10월을 유방암 예방의 달로 정하고 ‘핑크 리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여성의 지원으로 성장한 회사인 만큼 여성을 위한 질병 퇴치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게 에스티로더의 생각. 국내에선 태평양, 비너스, 대한항공 등이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태평양은 2000년 9월 한국유방건강재단을 설립해 해마다 2억 원 안팎을 기부하고 있다. 올해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유방암 캠페인에만 13억여 원을 썼다.
‘핑크 리본 마라톤 대회’를 연 데 이어 이영희, 이광희, 정욱준 씨 등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의 ‘핑크 리본 스카프 디자인전’을 후원했다.
태평양 김효정 과장은 “여성의 건강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주 고객인 여성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전달한다”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라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
경영전문가들은 “사회공헌활동에도 목표를 체계적으로 세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은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 선택적으로 기업정보를 취득하는데, 이들에게 우호적인 기업 이미지를 심기 위한 공헌활동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삼성화재가 1994년부터 12년째 맹인안내견을 길러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하는 것이나 식품업체 CJ가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남은 제품을 모아 기부하는 ‘푸드뱅크’ 사업 등이 대표적인 전략적 사회공헌활동이라는 것.
삼성경제연구소 최숙희 연구원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경영활동과 관련 있는 분야에 사회공헌활동을 집중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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