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형석 부회장 “회사식구들 행복하면 나도 행복합니다”

  • 입력 2005년 10월 31일 03시 10분


강병기 기자
강병기 기자
애경그룹이 계열사의 주식시장 상장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채형석(45) 애경그룹 부회장은 20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애경백화점 회의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18개 계열사 중 애경유화만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데 수원애경역사와 제주에어 등 나머지 계열사도 상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채 부회장은 지난해 어머니 장영신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뗀 후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지난해 애경의 매출액 1조8000억 원은 화학부문 51.2%, 생활용품부문 24.6%, 유통 및 레저부문 24.2%로 구성돼 있다.

부동산, 항공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 채 부회장에 대해 장 회장은 “의사 결정이 빠르고 결단력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 어떤 회사 상장 추진하나

2003년 2월 문을 연 수원애경역사는 2007년 상장을 목표로 한다. 전체 자본금 550억 원 중 약 10억 원을 직원들이 주식으로 갖고 있다.

내년 정기 운항을 시작하는 제주에어는 애경이 100억 원, 제주도가 50억 원을 출자해 만든 지역 항공사. 제주를 기점으로 서울 부산 대구 청주 등 4개 노선에 운항할 계획이다.

채 부회장은 “제주에어의 자본금 일부를 내년 제주 도민을 대상으로 액면가 공모를 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운항 개시 3, 4년 뒤 상장해 이익을 제주 도민 및 직원과 나누겠다”며 “나머지 계열사도 요건이 갖춰지는 대로 상장하겠다”고 덧붙였다.

○ 부친에게 “회사 지키겠다”맹세

그는 ‘어머니 장 회장과 달리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평에 대해 “애경의 얼굴은 어머니이며 나는 ‘영원한 참모’일 뿐”이라고 말했다.

“1970년 창업주인 아버지(채몽인 사장)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을 때 ‘장남인 내가 반드시 회사와 어머니를 지키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지금 그 맹세를 지켜 나가는 중입니다.”

장 회장의 뜻에 맞지 않는 무리한 사업 확장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채 부회장은 자신이 추구하는 ‘상생경영’의 예로 수원애경역사를 들었다.

수원애경역사는 식품매장은 LG유통, 서점은 북스리브로, 외식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영화관은 CGV가 각각 맡아서 한다.

그는 “직영을 하면 수익이 더 클 수 있지만 협력사만큼의 전문성이 없으므로 ‘아무것도 못 먹을’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창업주가 세상을 떠나고 장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자 “여자 밑에서는 일 못한다”며 짐을 싸던 임직원들. 채 부회장은 “회사 식구와 협력사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그때 깨달았다”고 한다.

“거짓말로 들리겠지만 저는 직원들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행복해지고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힙니다. 그들은 저와 삶을 같이하는 동료들입니다.”

●채형석 부회장은…

△1960년 8월 13일 서울 출생 △1979년 고려고 졸업 △1983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1985년 미국 보스턴대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 △1985년 애경산업 감사, 애경유지공업 감사 △1986년∼2003년 2월 애경유지공업 대표이사 △1995년 5월∼2003년 3월 수원 애경역사 대표이사 △1999년 12월∼2004년 1월 평택 애경역사 대표이사 △2000년 8월∼2001년 6월 AK면세점 대표이사 △2002년 1월∼현재 애경그룹 부회장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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