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님! 한말씀]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

  • 입력 2005년 11월 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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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훈 기자
권주훈 기자
《“적립식 펀드는 연금과 마찬가지입니다. 노후 대비를 위한 재테크 기법이죠. 그런데 소액을 투자하는 새로운 상품쯤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펀드 전도사’로 통한다. 최근 적립식 펀드가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는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는 반응이다. 예전보다 장기 투자 풍토가 생겼다고는 해도 펀드 계약기간은 대부분 3∼5년이다. 외국처럼 평생 투자해 그 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펀드 투자가 일반화된 시대, 올바른 투자기법은 무엇일까.》

○주식형 펀드에 장기 투자하라

“연금만으로는 확실한 노후 대비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은퇴 후 생활에 대비하려면 주식형 펀드에 매달 60만∼100만 원을 넣어야 합니다.” 우 사장이 꼽은 펀드 투자의 제1원칙이다.

선진국에서는 취직 후부터 60세가 될 때까지 연금을 통해 금융 자산의 60∼80%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다. 연금을 중도에 해약하면 공제받은 세금을 물어내야 돼 쉽사리 해약을 못한다.

“이처럼 노후 대비는 강제적으로 해야 사회적 비용이 적게 듭니다.”

말이 쉬워 100만 원이지, 자녀 사교육비에다 오르는 물가까지 감안하면 매달 적립하기엔 부담되는 금액이다. 우 사장은 “처음엔 큰돈이지만 5년만 참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72법칙’이라는 게 있다. 72를 연간 수익률로 나눴을 때 나오는 수치가 투자원금이 2배로 불어나는 데 걸리는 기간이다. 100만 원을 투자해 연 10%의 수익을 올린다면 7.2년 후에 200만 원이 된다는 뜻이다. 연평균 임금상승률을 7%로 보고 72법칙을 적용하면 현재의 100만 원은 대략 10년 뒤의 200만 원과 같다. 따라서 10년 후 100만 원을 투자하는 건 지금의 돈 가치로 50만 원을 투자한다는 뜻이다.

우 사장은 “매달 100만 원을 넣더라도 10년 뒤에는 50만 원, 20년 뒤에는 25만 원을 넣는 셈”이라고 말했다.

○펀드 가입은 이를수록 좋다

주가가 오르면서 펀드 가입 시기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우 사장은 “시기를 불문하고 무조건 가입하라”고 권한다.

가입 후 주가가 떨어지면 매달 일정액을 넣으며 오르기를 기다리면 된다. 주가가 떨어지면 펀드가 살 수 있는 종목 수가 늘어 평균 매입단가는 낮아진다. 주가가 원래 자리만 찾더라도 평가수익률은 높아진다는 것.

반대로 가입한 뒤에 주가가 계속 오르면 수익이 나는 건 당연하다. 펀드에 가입할 때는 과거 3년간 수익률을 따져 상위 30% 이내에 드는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운용 기간이 짧은 펀드는 상품을 설계한 회사의 다른 펀드를 살펴봐야 한다.

월 100만 원을 넣는다면 가치주 펀드에 50만 원, 배당주 펀드에 30만 원, 중소형주 펀드에 20만 원 등으로 안정 성향 펀드에 80%, 공격 성향 펀드에 20%의 비중으로 나눠 투자하라고 그는 조언했다.

또 목돈이 있더라도 거치식이 아니라 적립식 펀드에 넣으라는 것. 남는 돈은 머니마켓펀드(MMF)나 자산관리계좌(CMA)에 넣어 두는 게 위험이 적다는 설명이다.

“태어날 때는 자신만 울고 주위 사람은 모두 흐뭇한 표정을 짓습니다. 죽을 때는 거꾸로 돼야죠. 자녀에게는 부담 안 주고 자신은 누릴 만큼 누린 뒤 흐뭇하게 죽어야죠. 주위 사람이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게 해야죠.”

▼우재룡 사장은… ▼

△1961년생 △연세대 경영학과 졸, 경영학 박사 △1989∼1996년 대한투자신탁(현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1997∼1999년 투자신탁협회(현 자산운용협회) 기획팀장, 조사팀장, 선임연구원, 국민연금 자산운용시스템 자문위원 △1999년 8월∼현재 한국펀드평가 대표이사 사장 △2001년∼현재 한국재무관리학회 상임이사 △2002년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 국내 도입 때 퇴직설계 투자설계 담당 △2002년∼현재 정보통신부 노동부 문화관광부 등 각종 기금의 자문 및 운용위원 △‘긴 인생, 당당한 노후’ 등 저서 다수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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