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가을의 전설’ 은행주가 이끈다

  • 입력 2005년 11월 9일 03시 10분


‘은행주의 날’이었다.

8일 거래소시장에서는 우리금융지주 외환 하나은행 등이 장중 신(新)고가를 기록했고, 국민 기업 대구 부산 전북은행 등의 주가도 올랐다.

한동안 주춤하던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자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좋은 실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다 내수경기 회복에 따라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 은행주 무더기로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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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종 지수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이 순매수(매수 금액이 매도 금액보다 많은 것)한 영향으로 전날보다 2.44% 올랐다.

우리금융지주와 외환, 하나은행은 각각 1만7900원, 1만2650원, 4만390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전날보다 2.37% 올랐고, 대구 부산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과 기업은행도 1∼4% 상승했다.

은행주의 강세는 3분기(7∼9월) 실적이 좋은 데다 이 같은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

국민은행은 3분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많은 9239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다른 은행도 대부분 3분기에 ‘깜짝 쇼’라고 부를 만큼 좋은 실적을 발표했다.

○ 증시 상승을 이끌 주도주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조정을 거쳐 이달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과거에는 이럴 때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 대형 전기전자업체나 업종 대표 종목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융주가 이끌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구조조정이 거의 마무리됐고 경기도 회복되고 있다”면서 “내수경기가 본격 회복되면 은행주가 업종 대표주보다 상승 폭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임춘수 리서치센터장도 “은행은 내년까지 순이익이 안정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오르더라도 은행에는 나쁠 것이 없다”고 말했다.

○ 내년 이후 전망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은행들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하이닉스반도체나 현대건설 등 갖고 있던 주식을 팔아 얻은 특별이익이 포함됐기 때문. 또 부실에 대비해 쌓아둔 대손충당금의 일부도 환입(換入)됐다.

내년에는 수익이 올해만큼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이런 이유에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대출이 늘고 신용카드와 펀드 판매 수수료 수입이 증가하겠지만 은행의 순이익 증가율은 올해보다 낮은 평균 10% 안팎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구용욱 금융팀장은 “내년에 내수경기가 회복된다면 은행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종목별로는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은행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처럼 지점 수가 많고 영업력이 뛰어나거나 대출이 안정적으로 증가할 곳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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