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는 통상 25개 정도인 진열대가 12개뿐이다. 그러나 상품 종류는 기존 매장(1500개)의 80%인 1200여 개. 소형 컵라면과 김밥류 등 미니 상품 위주로 진열해 면적이 작은 단점을 보완했다.
이런 ‘미니 편의점’이 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큰 편의점’을 부담스러워하는 편의점 점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 매장 좁아도 장사는 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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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센텀병원에 있는 GS25 수영센텀점은 매장 면적이 3.1평에 불과하다. 진열대가 5개뿐이고 상품 계산대도 1개다. 그러나 평당 평균 매출액은 38만 원으로 업계 평균인 6만2000원보다 5배 이상 많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주유소 편의점 제외)의 평균 면적은 2000년 27.5평에서 지난해 25.4평으로 2.1평 줄었다.
GS25 인테리어팀 권영규 과장은 “초기 창업 부담을 줄이려는 업주가 많아지면서 10평 남짓한 편의점 개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훼미리마트에서는 30평 이상의 매장 개설이 뜸해졌다.
편의점을 작게 내면 점주의 창업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분당신도시의 좋은 입지에 25평형 매장을 내려면 보증금 1억 원에 월 임대료로 300만∼500만 원을 내야 하지만 5평을 줄이면 임대료를 60만∼100만 원가량 줄일 수 있다.
편의점 업체들의 물류 시스템 개선도 ‘미니 편의점’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 한국편의점협회 이덕우 과장은 “대형 편의점 업체들이 물류센터를 늘려 상품 배송이 원활해지면서 편의점 창고 면적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 제품 ‘밀도’를 높여라
매장 면적이 좁아지면서 매출 증대 노력은 더욱 치열해졌다.
훼미리마트는 올 4월부터 매장 계산대 옆에 미니 냉장고를 설치했다.
훼미리마트 운영지원팀 김종근 과장은 “계산을 하면서 드링크와 요구르트 등 음료를 찾는 고객이 의외로 많아 계산대 옆에 설치한 것”이라며 “3000여 개 매장 중 400여 곳에 설치됐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GS25에서는 주력상품인 삼각김밥의 판매량 예측 프로그램까지 운영한다. 다음 날 기상상태와 작년 같은 날의 판매량 등을 감안해 하루치 판매량을 예측한다.
편의점들은 또 상품이 진열대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고려해 면적당 매출액을 계산한다. 많이 팔리더라도 부피가 크면 뒤로 밀린다.
최근 편의점 업계가 공동으로 4개들이 초코파이 등 ‘미니 상품’을 개발한 것도 진열 면적을 감안한 조치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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