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이라는 상품은 가격 변동 폭이 매우 크다. 특히 만기일이 가까워올수록 변동 폭이 더 커지는 게 특징이다. 옵션은 돈을 버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사람이 있는 전형적인 ‘제로 섬’ 게임이다. 옵션시장이 얼마나 위험하고 변화무쌍한지는 2001년 9월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미국 9·11테러가 발생한 영향으로 다음 날인 12일 한국 증시가 폭락했다. 그런데 마침 이날은 옵션 만기일 하루 전이었다. 이 여파로 옵션시장에서 기록적인 대박이 터졌다.
테러만 아니었다면 하루 뒤 휴지조각이 됐을 행사가격 62.5짜리 풋옵션 가격이 12일 하루 만에 무려 507배나 올랐다. 이 옵션을 전날 100만 원어치 사들인 투자자들은 하루 만에 5억 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 하지만 반대로 이 풋옵션을 매도한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쪽박’을 찼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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