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층은 건강과 레저 분야에 신용카드 지출이 많고, 젊은층은 인터넷과 이동통신 소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주류는 실속형 소비
전체 카드 사용액에서 주유소 비중이 가장 높은 이유는 할인을 받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SK㈜에 따르면 지난해 60%였던 신용카드 결제비율이 올해는 65∼75%로 높아졌다. 특히 수도권 주유소는 신용카드 결제비율이 8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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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관계자는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같은 혜택을 주는 신용카드 회사의 마케팅 때문”이라며 “적은 금액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형할인점의 비중이 높은 데 대해 서울대 최현자(崔賢子·소비자학과) 교수는 “쇼핑의 주무대가 할인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를 운영하는 신세계백화점 박수범(朴修範) 과장은 “주로 묶음으로 판매하던 할인점이 낱개 판매를 시작한 이후 더 많은 고객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 남자는 자동차, 여자는 쇼핑
남성 30대 이상의 신용카드 사용액에서 주유, 손해보험(자동차보험), 자동차 정비(세차 포함) 등 자동차 관련 소비의 비중은 18.2%나 된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됨에 따라 자동차 이용이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 준다.
여성은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 등 쇼핑 관련 지출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여성의 쇼핑 수단은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확연히 드러난다. 10대와 20대는 인터넷 쇼핑몰을 선호하는 반면 30대 이후 연령층은 홈쇼핑을 주로 이용했다.
GS홈쇼핑 신진호(申珍昊) 과장은 “20대는 경제 여력이 별로 없지만 패션에 민감해 인터넷 쇼핑몰을 많이 이용하고, 30대 이후는 홈쇼핑을 주로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 장년층은 건강, 젊은층은 인터넷
남성의 골프장 지출은 △40대 8위 △50대 6위 △60대 이상 5위로 점차 상승한다.
LG경제연구원 여준상(呂俊尙)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장년층 남성들에게 레저로서의 골프가 그만큼 일반화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20∼40대 남성들은 유흥주점의 순위가 높아 술값 지출이 많음을 보여 줬다. 그러나 50대부터는 종합병원 지출이 늘었다.
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姜載憲) 교수는 “40대 후반부터는 간의 알코올 해독능력이 떨어져 음주가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40대에는 유흥주점과 종합병원이 함께 10위권에 있다가 50대부터 종합병원만 순위에 드는 것은 이런 이유”라고 분석했다.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화장품의 소비 비중이 높아져 가꾸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지출의 순위는 △20대 10위 △30대 8위 △40대 7위 △50대 6위 △60대 이상에서는 4위였다.
태평양 김효정(金孝貞) 과장은 “30대 후반 이상 여성은 피부노화 방지가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라며 “주름 개선이나 미백 효과가 있는 기능성 화장품 구입은 참살이(웰빙)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10대와 20대는 남녀 모두 인터넷 쇼핑몰과 이동통신요금의 비중이 높아 확연히 ‘넷(net)세대’임을 보여 줬다.
SK텔레콤 원홍식(元泓植) 차장은 “10대와 20대는 게임과 음악 다운로드 등 무선인터넷 사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절대 액수는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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