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투자자문 김지민(46) 사장은 독특한 투자이론을 편다.
언뜻 들으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개인투자자에게 도움이 되는 투자 기법을 독특한 방식으로 설파하는 것.
“간접투자를 말하지만 펀드매니저를 어떻게 믿습니까. 증시가 약세를 보일 때도 고객에게 일정 수익을 줄 수 있는 매니저가 몇 명이나 될까요? 흔히 가치주를 발굴하라고 하지만 회사의 속사정은 핵심 몇 명만 알 수 있어요.”
김 사장은 “믿을 수 있는 건 가격밖에 없다”고 말했다.
○ ‘고점 매수, 저점 매도’ 전략은 유효하다
그는 현대증권 투자클리닉센터 원장으로 일하던 1990년대 말 ‘고점 매수, 저점 매도’라는 독특한 전략을 내세워 화제가 됐다.
김 사장은 “지금도 이 전략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싸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상식이다. 그는 이런 상식을 깬 데 대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도 주가 예측에는 번번이 실패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는 “가격이 가장 중요하지만 주가 예측은 누구도 정확히 할 수 없다”며 “따라서 추세를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르는 주식을 사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노리고 있던 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때 샀다가 하염없이 하락해 큰 손실을 본 경험을 갖고 있다. 반대로 너무 올랐나 싶어 주저하는 사이 몇 배로 오르기도 한다.
그는 “주가의 움직임은 방향성이 있어 한 번 방향을 잡으면 계속 진행하는 속성이 있다”며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가 오르는 종목을 사들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이런 투자 원칙을 지켜라
‘고점 매수, 저점 매도’ 전략을 쓸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위험 분산.
김 사장은 “여유자금이 1000만 원이라면 연중 최고치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종목 10개를 골라 100만 원씩 투자해 보라”고 조언했다.
금액이 커지면 종목을 20개 정도로 분산하는 게 좋다는 것.
그는 “종목뿐 아니라 시점도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살 때도 팔 때도 시점을 나눠야 추세를 확인하면서 매매할 수 있다는 것.
또 다른 원칙은 매도 타이밍이다.
그는 “수익이 나면 재빨리 팔아치우고 손해가 나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개인투자자의 일반적인 투자 행태”라며 “이런 투자 습관을 바꾸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종목이라고 생각해도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손실이 10% 나면 무조건 팔아 치워야 한다는 것. 분산 투자했다면 전체로 볼 때 손실은 1%에 그치게 된다.
그는 “반대로 오를 만큼 올랐다는 생각이 들 때는 계속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세는 생각과 달리 한 방향으로 지속될 때가 많으므로 꺾이는 지점이 확인되면 팔라는 것.
1만 원에 산 주식이 1만5000원이 됐을 때 ‘만일 내일부터 추세가 반전돼 1만3000원에 팔더라도 추세의 끝을 확인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추세가 꺾인 것을 확인했다면 직전 최고치를 생각하지 말고 재빨리 팔아야 한다는 것.
김 사장은 “이런 자세를 갖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며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혈액형을 ‘주식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민 사장은…
△1959년 경남 합천 출생 △1985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8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경제학 석사
△1994년 미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 △1994∼1995년 미국 선물회사 SDI 근무 △1996∼2001년 현대증권 투자클리닉센터 원장
△2003년∼현재 시카고투자자문 대표이사 △2002년∼현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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