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對美수출 2008년까지 규제협정…섬유업계‘재도약 기회’

  • 입력 2005년 11월 21일 03시 03분


중국의 급부상으로 흔들리던 국내 섬유산업이 재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섬유협정이 타결돼 중국의 대미 섬유 수출 증가율이 앞으로 3년간 ‘적정 수준’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KOTRA는 20일 내놓은 ‘미국과 중국 섬유협정 체결과 영향’ 보고서에서 “중국산 섬유의 대미 수출을 억제하는 내용의 이번 협정을 국내 섬유산업 도약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중국에서 아웃소싱하던 미국 업체들이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 미중 섬유협정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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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2008년까지 3년 동안 효력을 가질 미국과 중국 간 섬유협정의 주요 내용은 34개 중국산 섬유의 대미 수출 증가율을 내년 8∼10%, 2007년 12.5%, 2008년 15∼16% 수준에서 묶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올해 섬유 수입 쿼터를 폐지하면서 중국 섬유제품의 미국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자 내려진 조치다.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올 상반기 124억 달러(약 12조4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증가한 반면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9억6000만 달러(약 9600억 원)로 22% 줄었다.

이 협정이 시행되면 국제 섬유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매년 정해진 쿼터가 소진되기 전에 미국 바이어들이 서둘러 중국산을 수입하기 위해 중국의 대미 수출은 봄 여름에 집중될 확률이 높다. 중국 업체들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기존 저가 상품 대신 고부가가치 상품에 쿼터를 할당해 미국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 국내 섬유업계에 기회가 될 수도

미국의 중국산 수입 규제는 국내 업계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중국산과 경쟁이 덜한 가을, 겨울에 수출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 섬유협정이 끝나는 2008년 이후에는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국내 업체들의 기존 저가 정책은 더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KOTRA는 △새로운 해외 바이어 개발 △빠르게 유행이 변하는 미국 시장에 맞는 소량 생산과 신속한 공급 △운송 금융 물류 서비스의 경쟁력 확보를 경쟁력 강화 조건으로 꼽았다.

경세호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주력 수출산업이던 국내 섬유산업이 시대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과 차별화된 생산체제를 갖춰 체질을 개선한다면 섬유강국의 위상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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