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IT 높은 경쟁력… BT는 스웨덴에 15년 뒤져”

  • 입력 2005년 11월 21일 03시 03분


김미옥 기자
김미옥 기자
“투자 대상이었던 아시아 등 신흥시장 국가들이 중요한 투자 주체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카이 하메리크(62) 세계투자진흥기관연합(WAIPA) 회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스웨덴대사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앞으로 5∼10년 안에 중국 인도 한국 대만 등이 세계 투자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AIPA는 세계 각국의 투자유치 기관과 전문가들이 모인 협력 단체. 하메리크 회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15, 16일 열린 WAIPA 지역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지난해 아프리카 대륙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나라는 중국이고 영국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 나라는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라며 “세계 시장에서 돈의 흐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스웨덴 투자유치청장이기도 한 그는 한국의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산업이 가진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생명공학기술(BT) 분야에 대해서는 “스웨덴에 비해 15년 정도는 뒤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BT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BT 산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지요. BT 산업에 관심 있는 한국 업체가 있다면 스웨덴에 진출해 선진 기술을 파악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하메리크 회장은 이와 관련해 “내년 6월쯤 한국의 벤처 투자가들을 스웨덴에 초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 대해 “아시아 선두권이면서 아직도 한창 성장하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경제 활동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노동조합의 과격한 이미지를 약점으로 꼽았다. “한국에서 사업을 벌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 보면 모두 ‘정부 규제가 너무 심하다’고 이야기한다”는 것. 그는 “정부의 입김이 거세 시장이 복잡해지면 투자 매력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웨덴이 경쟁력 있는 기술과 튼튼한 시장을 갖게 된 것은 정부가 기업을 위해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을 산학협력활동 등 인프라 구축에 50년 이상 꾸준히 투자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노조 활동에 대해서는 “CNN 등 미디어에 비치는 노조의 과격한 모습이 한국 노동 시장 전체를 대변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그런 단편적 이미지가 투자자의 선택에는 큰 영향을 미치므로 적절한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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