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맞벌이 부부도 증가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연말정산 절세전략을 알아보자.
L 씨는 연봉이 4500만 원이고 부인은 연봉이 3000만 원이다.
올해 종교단체에 400만 원을 기부했다고 치자. 남편 명의로 기부했으면 312만5000원을 소득공제 받아 근로소득세가 58만4000원 줄어든다. 부인 명의라면 177만5000원만 기부금 공제를 받을 수 있어 세금은 33만2000원만 줄어든다. 같은 금액을 기부하고도 누구를 기부 명의자로 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25만2000원 차이 나게 된다.
세금을 줄이려면 기부금을 낼 때 기부자를 부부나 가족 중에서 소득이 많은 사람의 명의로 해야 한다. 같은 금액을 기부하더라도 소득이 높은 사람이 기부금 공제를 받으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소득부터 공제돼 절세할 수 있다.
K 씨는 칠순이 넘은 장인 장모와 자녀 둘을 부양하고 있다. K 씨는 소득이 많아 지난해 35%의 세율로 세금을 냈다. 소득이 적은 부인은 8%의 세율로 세금을 냈다. 이때 부양가족을 누가 공제받는가에 따라 세금이 최대 207만9000원 차이 나게 된다.
맞벌이 부부라면 부양가족 공제를 누가 받을지는 연말정산을 미리 해본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부부가 부양하고 있는 가족에 대해 중복 공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양하고 있다면 자녀는 물론 장인 장모, 시부모도 부부 모두의 부양가족이 된다. 이런 점을 이용해 부양가족 공제를 빼고 남편과 아내의 세금을 각각 계산한 뒤 세금이 더 많은 사람이 부양가족 공제를 받으면 그만큼 절세할 수 있다. 세금 계산 결과에 따라 자녀는 부인이, 모시고 있는 부모는 남편이 공제를 받아도 된다.
조금만 공부하면 의료비 공제를 통해서도 세금을 덜 낼 수 있다.
가족의 의료비 지출 금액은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달리 연령이나 소득에 관계없이 공제 대상이 된다. 다만 지출한 의료비 중 연간 총급여액의 3%가 넘는 금액이 공제 대상이다.
이 점을 고려해 각각 의료비 공제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줄어드는 세금은 얼마인지 사전에 계산해 보고 누가 의료비 공제를 신청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게 절세방법이다.
사전 연말정산 계산이 어렵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국세청 홈페이지에 가면 클릭 몇 번으로 간단하게 세금을 계산할 수 있다.
안만식 조흥은행 프라이빗뱅킹(PB)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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