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찍고 싶다
지난해 12월 2000여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른바 ‘디카폰’(디지털 카메라 폰) 사용 행태에 대한 조사를 벌인 LG전자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디카폰으로 제일 많이 찍는 대상 1위가 사용자 본인(45.5%)이었던 것. 이어 △친구(16.5%) △사용자와 친구(14.0%)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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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휴대전화로 자신을 찍을 때 화면을 볼 수가 없거나 외부 화면이 있더라도 너무 작아 불편하다는 응답이 60%나 됐다.
LG전자는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셀카 기능을 강조한 제품을 만들어 올 하반기에 내놓았다.
7월 출시한 ‘업앤다운(UP&DOWN) 슬라이드 폰’은 액정표시장치(LCD) 슬라이드를 아래로 내리면 안쪽의 카메라가 180도 회전하여 사용자와 마주하도록 해 사용자가 자신을 손쉽게 찍을 수 있게 했다.
8월 내놓은 ‘터닝 디카폰’도 카메라가 달린 부분을 180도 돌리면 LCD 화면을 보면서 셀카 촬영이 가능하다. 보통 1인치도 안 되던 외부 LCD 화면도 2인치로 2배 이상 키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휴대전화 업계에서는 보통 월평균 2만 대 이상이면 히트 제품으로 보는데, 두 제품은 매달 3만∼4만 대씩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정 기능 강조…나머지는 단순화
삼성전자가 지난달 내놓은 ‘조그셔틀 뮤직폰’은 음악 기능을 부각했다. 휴대전화를 열지 않고도 조그셔틀 키를 이용해 음악을 검색하거나 들을 수 있다.
LG전자가 지난달 열린 ‘2005 한국전자전’에 선보인 MP3폰(모델명 KP4700)도 조그셔틀과 목에 걸 수 있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많은 음악을 저장할 수 있도록 내장 메모리도 190MB(메가바이트)까지 늘렸다. 외장메모리 카드를 넣으면 용량을 더 늘릴 수도 있다.
노래 한 곡의 용량을 4MB로 계산하면 47곡을 담을 수 있는 셈. 일반 휴대전화의 내장 메모리는 64MB 정도다.
MP3폰은 음악 감상과 검색 기능을 강조한 반면 디카 기능은 단순화한 경우가 많다.
이미 800만 화소(畵素·픽셀) 카메라폰까지 나온 상태지만 MP3폰은 대부분 130만 화소 이하의 카메라를 사용한다.
반면 사진 촬영 기능을 부각한 카메라폰은 MP3플레이어나 멀티태스킹 같은 기능을 최대한 단순화하는 게 특징.
LG전자의 업앤다운 슬라이드 폰은 MP3 파일을 재생할 때 특정 구간을 반복해 듣는 구간 반복 기능이 없다. 또 음악을 들으면서 문자를 보내는 등의 멀티태스킹도 할 수 없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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