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뜨면 기업들이 떤다

  • 입력 2005년 11월 29일 03시 00분


《“구글을 쓴다는 건 다른 모든 기업에 공포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는 인터넷 기업 구글에 대해 이렇게 보도했다.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던 벤처기업 구글이 미국 기업들을 긴장시키는 이유는 구글 서비스가 정보기술(IT)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을 포괄하기 시작했기 때문.》

구글은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통해 매월 3억8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끌어 모은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가격 비교, 지도 검색, 출판 등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월마트가 자랑하는 ‘최저가격 보상제’는 구글의 가격 비교 검색으로 신뢰를 잃었다. 부동산 중개업자도 지도 검색을 통한 구글 부동산 매매로 직업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전미작가협회는 최근 도서관의 책을 검색하는 구글프린트 서비스에 대해 소송까지 제기했다.

지난해 8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구글의 주가는 지난 주말 주당 400달러(약 40만 원)를 넘어섰다. 기업 가치를 나타내는 시가총액(주가×주식수)도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IBM에 이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가운데 4위로 올라섰다.

이런 구글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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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는 민주주의가 효과적”

구글의 핵심 역량인 ‘인터넷 검색’은 창업자 래리 페이지 씨와 세르게이 브린 씨가 고안한 ‘페이지 랭크’라는 새로운 인터넷 검색 방식에서 나온다.

이는 다른 홈페이지에서 자주 언급된 홈페이지일수록 더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가정한 검색 원리.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다수결 원칙을 활용한 셈이다.

구글은 민주주의의 수평적 권력구조도 빌려 왔다. 구글 홈페이지는 값싼 개인용 컴퓨터(PC)로 운영되는데 PC 1대가 고장 나면 옆에 있는 다른 PC가 그 역할을 맡는 방식이다.

다른 인터넷 기업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비싼 장비의 성능에 연연하지만 구글은 단지 PC를 몇 대 더 연결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개선한다. 구글은 현재 약 6만 대의 PC를 수평 연결해 쓰고 있다.

○“사용자 섬기면 나머진 따라온다”

구글의 가장 큰 수입원은 광고. 하지만 다른 인터넷 기업과 달리 첫 화면에 광고를 싣지 않는다. 광고는 검색 결과가 나타날 때 그 옆에 조그맣게 따라 나올 뿐이다.

그 대신 구글은 광고도 페이지 랭크 기술로 우선순위를 나눴다. 광고를 ‘정보’로 판단한 것. 따라서 구글은 돈을 많이 낸 업체 대신 많이 참조되는 업체의 광고를 눈에 잘 띄게 배치한다.

인터넷 업계의 ‘유료화 바람’도 구글의 사용자 우선 정책과는 맞지 않았다. 구글 본사의 한국인 로고 디자이너 황정목 씨는 “구글은 사용자 대신 서비스 사용료를 지불한다”며 “구글에 접속한 사용자는 모든 걸 공짜로 쓰게 한다는 게 구글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무료 e메일 서비스 ‘G메일’, 디지털사진관리 프로그램 ‘피카사’, 위성사진서비스 ‘키홀’ 등이 대표적인 예. 최근에는 무선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무선랜 서비스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무료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매분기 3000억 원 이상 쌓이는 순이익. 사용자만 많으면 돈은 따라온다는 전략이다.

○ 제2의 MS인가, ‘반짝 스타’인가

올해 초 빌 게이츠 MS 회장은 미국 경제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껏 경쟁한 기업 가운데 구글이 MS와 가장 닮았다”고 밝혔다. 강력한 핵심 서비스를 바탕으로 관련 산업에 계속해서 진출하는 모습을 경계한 것이다.

구글의 경영 철학은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 이윤만 추구하는 기존 기업과 다른 방식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이런 구글의 이념에 대한 공격도 나온다. 구글의 핵심 서비스인 페이지 랭크 검색에 대한 비판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 시민단체 ‘공공정보연구’의 대니얼 브랜트 회장은 “구글 검색은 불편부당하고 객관적인 게 아니라 주류(主流) 의견만을 중요한 의견으로 내세우는 방식”이라며 “소수 의견이 구글에 의해 인터넷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퇴출되는 문제가 있다”고 경고했다.

구글은 또 최근 실리콘밸리의 인재를 거액에 스카우트하며 ‘인재 싹쓸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의 몸값을 지나치게 올려 중소업체를 고사(枯死)시킨다는 뜻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관련자료 : 'Googlezon'시대에 대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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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발견한 10가지 진실

1.사용자를 섬기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2.어디서든 한 분야에서 최고가 돼야 한다.

3.빠른 게 느린 것보다 낫다.

4.인터넷에서는 민주주의가 효과적이다.

5.정답을 얻기 위해 책상 앞에 앉을 필요는 없다.

6.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은 벌 수 있다.

7.정보는 어디에든 있다.

8.정보에 대한 필요는 국경을 넘어 존재한다.

9.정장이 없어도 진지해질 수 있다.

10.단지 위대함만으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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