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도 화장품사도 '제2 비타민' 코큐텐에 빠졌다

  • 입력 2005년 12월 1일 03시 00분


《지난해 겨울 국내 제약·음료회사들은 비타민제품으로 한 차례 격전을 치렀다. 광동제약의 ‘비타500’에 이어 동화약품, 롯데칠성 등이 저마다 비타민 함유 제품을 내놓고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였다. 당시 시장에 나온 비타민 음료만 30여 개. TV는 이들 업체의 광고로 도배됐다. 1년이 지난 요즘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코엔자임큐텐(CoQ10·코큐텐)’을 둘러싼 제품 경쟁이다. 코큐텐은 항(抗)산화 작용과 에너지 생성 기능을 하는 조효소(助酵素) 물질. 노화 방지와 피로 해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2∼3년 내 1000억 원대 시장

대웅제약은 항산화 영양제 ‘게므론 코큐텐’을 필두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주회사인 ㈜대웅의 정난영 사장은 “국내 최초로 코큐텐 합성에 성공한 저력으로 대표 브랜드로 자리 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08년까지 5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진약품은 국내 최초로 시판한 코큐텐 함유 드링크 ‘영진큐텐’으로 맞서고 있다. ‘원료 생산 업체로서의 강점을 보유했다’는 것이 이 회사의 자랑거리.

유한양행도 항산화 영양제 ‘웰리드’를 선보였다. 비타민 영양제 ‘삐콤씨’를 히트시킨 저력을 이어 나갈 태세다. 삼진제약(웰큐텐)은 “항산화 효과는 우리가 최고”라고 주장한다.

화장품시장에서도 코큐텐 열풍은 예외가 아니다. 피죤과 DHC코리아, 니베아서울 등은 “코큐텐이 피부 미백과 노화 방지, 심지어 잇몸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며 최근 경쟁적으로 관련 제품을 내놨다.

제약업계는 “코큐텐이 2, 3년 안에 1000억 원대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현재 이 물질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 중이다. 코큐텐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되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 몸에 꼭 필요한지는 의문

코큐텐은 몸속의 활성산소를 없애 주기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과 면역 강화, 노화 방지, 에너지 생성 등에 효과적이다. 과다 섭취에 따른 부작용도 보고된 사례가 거의 없어 업계에서는 ‘신비의 물질’로까지 보고 있다.

비타민과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화학구조도 유사하다. 이 때문에 ‘비타민 Q’라고도 불린다.

심장 간 잇몸 등 인체의 거의 모든 세포에서 발견되지만 그 양은 20대를 절정으로 나이가 들수록 점점 줄어든다. “식사만으로는 보충할 수 있는 양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

그러나 코큐텐이 별도로 복용해야 할 정도로 ‘꼭 필요한’ 물질인지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몸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나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물질은 아니다”며 “큰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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