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션 TV ‘고려장’ 신세?…유일한 경쟁력 ‘싼맛’ 사라져

  • 입력 2005년 12월 8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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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프로젝션 TV는 어디로 가나.’

한때 ‘대형 디지털 TV의 왕자’로 군림하던 프로젝션 TV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등의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데다 ‘슬림형’ 브라운관 TV의 추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전자업계에서는 ‘아직은 찾는 사람이 있어 만든다’고 하지만 조만간 프로젝션 TV는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싼 가격 때문에 샀는데…

요즘 하이마트나 전자랜드 등 대형 유통매장에서 프로젝션 TV를 찾는 사람이 부쩍 줄었다.

지난해 3분기(7∼9월) 전체 디지털 TV 판매량의 31%를 차지했던 프로젝션 TV의 올해 2분기(4∼6월) 판매 비중은 14%로 급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25만∼30만 대 수준이던 국내 프로젝션 TV 시장이 올해 20만 대 이하로 축소됐다”고 말했다.

프로젝션 TV 시장이 위축된 것은 LCD나 PDP TV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가격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 광학 렌즈를 이용해 스크린에 비춰 주는 방식인 프로젝션 TV의 특성상 화면 품질은 떨어져도 큰 화면을 싼값에 본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LCD 및 PDP TV 값이 크게 떨어지자 경쟁력을 잃었다.

2002년 월드컵 붐을 타고 프로젝션 TV가 급성장할 때 40인치대 PDP TV 값은 800만 원 선이었지만 비슷한 크기의 프로젝션 TV는 400만 원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현재 프로젝션 TV 값은 44∼48인치는 230만∼280만 원, 50∼52인치가 300만∼350만 원 선. 60인치대는 450만 원, 70인치대는 760만 원 정도다. 40인치대 프로젝션 TV가 같은 크기의 PDP TV보다 170만∼180만 원 쌀 뿐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중소업체는 PDP, LCD TV를 100만 원대 후반에 내놓고 있다”며 “대기업 제품도 계속 값이 떨어지고 있어 갈수록 프로젝션 TV는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 점차 사라질 운명

전자업계는 앞으로 PDP와 LCD TV가 디지털 TV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PDP, LCD TV의 값이 비싸다고 보는 소비자의 수요가 남아 있어 ‘수요에 맞춘’ 정도로 프로젝션 TV 생산은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50인치 이상의 대형 제품에 기존 노하우와 기술력을 앞세워 판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00만 원대 초반의 슬림형 브라운관 TV가 저가(低價) 디지털 TV시장을 잠식하는 것도 프로젝션 TV로서는 부담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PDP, LCD TV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프로젝션 TV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최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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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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