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건설교통부와 주택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14, 15일 이틀간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지을 아파트 219채를 분양하면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만 청약을 접수하기로 했다.
이달 말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아파트 288채를 분양할 한화건설도 청약 접수창구를 모델하우스에 설치하기로 했다.
세양건설도 이달 말 서울 양천구 신정동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을 모델하우스에서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주택 건설업체들이 청약 접수창구를 모델하우스로 하는 것은 동시분양제가 폐지되면서 건설사들이 자유롭게 청약 접수 방식을 결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
올해 안에 사업을 마무리하려는데 은행과 청약 접수 시기를 합의하지 못해 모델하우스에서 청약을 받게 됐다는 업체들도 있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모델하우스에서 청약을 받으면 은행 접수보다 청약 결과도 훨씬 빨리 나오고 일정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에서는 보통 순위당 하루씩 접수 날짜를 배정해 청약이 모두 끝나는 데 3∼4일이 걸리는 반면 모델하우스에서는 1∼3순위 청약을 하루나 이틀 만에 받을 수 있다는 것.
또 은행에서 접수하면 청약 경쟁률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아파트 계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청약 결과가 잘 드러나지 않는 모델하우스 접수를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동시분양 때는 집 근처 청약통장 가입은행 지점에서 청약을 할 수 있었던 청약자들이 모델하우스까지 찾아가야 하는 불편이 불가피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달 도입한 인터넷 청약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교부도 “14일 중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과 주택협회에 인터넷 청약 접수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택 건설업체들은 “고객 관리에 유리하고 분양 홍보 효과도 높다”며 인터넷 청약 접수를 외면하고 모델하우스 청약을 고집하고 있어 이런 조치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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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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