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도시-기업도시-혁신도시 등에 몰려
기업도시이자 혁신도시 후보지로 선정된 강원 원주시에서 12일 청약을 받은 ‘벽산 블루밍’ 아파트는 397채 모집에 4000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33평형의 청약 경쟁률은 최고 40 대 1을 웃돌았다.
이 아파트의 함종오 분양소장은 “청약 열기가 이렇게 높을지 예상 못했다”며 “원주시가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가 아니라는 점이 수요자의 부담을 덜어 줬다”고 말했다. 투기지역은 실거래가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며 투기과열지구는 분양권 전매 제한이 있다.
6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분양된 ‘대우 푸르지오’(978채)는 32평형이 1순위 청약에서 무려 420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마감됐다.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해 사실상 합헌 결정이 내려진 뒤 이달 초 충남 아산시 배방면과 풍기동에서 각각 청약을 받은 ‘배방자이 2차’(712채)와 ‘아산 아이파크’(869채)도 평균 5 대 1 안팎의 경쟁률을 보였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아산신도시가 내년 본격적으로 분양되는 데다 인근에 삼성전자 탕정산업단지가 개발되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 내년엔 양극화 더 심해질 것
지역주민의 소득수준이 높은 데 반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던 경북 포항시, 경남 창원시 등 지방 중소도시도 청약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청약을 받은 포항시 양덕지구 ‘풍림아이원’은 최고 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지난달 말 경남 진해시 이동에서 분양한 ‘우림필유’도 33∼95평형 1192채에 9000여 명이 청약했다.
우림건설 김종욱 문화홍보실 이사는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지역 수요가 많았다”며 “인근 창원 지역의 실수요자가 대거 몰렸다”고 말했다.
반면 순위 내 청약한 사람이 1명도 없는 청약률 ‘0’인 아파트도 나왔다.
5∼7일 청약을 받은 경기 평택시 비전동 덕동마을 ‘신일유토빌’은 3순위까지 단 1명의 청약자도 없이 전체 물량이 미분양됐다. 같은 기간 청약을 받은 경기 군포시 당동 ‘KCC 2차’도 2순위에서 1명만 청약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이런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택담보대출 요건과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자들이 장기적으로 투자가치가 유망한 곳에만 선별 청약하리라는 것.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내년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등 관심 높은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가 많다”며 “이런 지역의 대규모 단지, 중대형 아파트에 청약자들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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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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