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조선족이 집단 거주하는 중국 지린(吉林) 성의 길림조선족실험소학교 강당.
체감온도가 영하 25도인 차가운 바깥 날씨와 달리 공연장 안은 아이들의 환호와 박수로 뜨거웠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아이들은 진한 감동과 흥분으로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아이들은 대학생 자원봉사단인 극단의 언니 오빠들을 둘러싸고 인형 탈을 매만지면서 “꼭 다시 한번 더 와 달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번 공연은 한국복지재단과 KFT의 굿타임 극단이 지린 성 일대 지린, 옌지(延吉) 시 등의 조선족 초등학교와 복지병원의 동포 어린이들을 위로하고 한국 민족이라는 정체성을 일깨워 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
공연도 ‘방귀로 왜구를 물리친 홍이’ ‘신콩쥐팥쥐’ 등 재미있고 신나면서도 한편으로 아이들이 한민족임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특히 조선족 사회는 최근 어른들이 한국과 베이징(北京) 등 중국 내 대도시로 빠져나가 가정이 해체되고 조손가정이 급격히 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조손가정이란 부모 없이 조부모가 아이들을 맡아 키우는 가정을 말한다.
김 교감은 “보통 40여 명인 조선족 초등학교 한 반에서 20명 정도가 부모 없이 할아버지 할머니나 친척 집에 맡겨져 있다”며 “부모가 없는 아이들은 가정교육이나 인성교육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KTF 사회공헌팀의 박성수 과장은 “조손가정과 한부모가정(부모 중 한 사람만 있는 가정)의 아이들이 정에 많이 굶주려 있었기 때문인지 이번 공연이 기대 이상으로 아이들에게 위안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를 자주 갖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한부모가정이나 조손가정에 대한 이웃돕기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CJ홈쇼핑은 14∼16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형편이 어려운 한부모가정 16가구 41명과 스키 체험행사를 갖는다. 아이들이 아빠나 엄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져 한부모가정에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자는 취지다.
LG화재는 보험료 가운데 매년 1억 원 정도를 조손가정과 한부모가정에 지원키로 하고 이 가운데 3000만 원 정도는 희망의 집짓기에 사용할 계획이다. LG화재는 이달 말 전북 진안군 가막리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남매에게 희망의 집 1호를 선물한다.
지린=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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