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사기가 매우 높아요. 월급도 전에 다니던 직장보다 훨씬 많습니다. 불고기나 김치를 즐겨 먹을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습니다.”
17년 넘게 섬유회사에서 일하다 이곳 차량 검사부에서 일하고 있는 패트릭 피터스 씨의 말이다. 앨라배마 공장 가동은 오래전에 정상 궤도에 올랐다. 2006년형 쏘나타가 인기를 끌면서 15일에도 공장 근로자들은 2시간 시간 외 근무를 했다.
현대차는 2700여 명에 이르는 직원을 ‘팀 멤버’로 호칭하면서 무노조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 직원은 공장투어에 나선 취재진에도 계속 손을 흔들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김병관(金炳官) 경영지원담당이사는 “앨라배마 공장의 올해 생산 목표는 9만2000대”라며 “직원들의 작업 숙련도가 많이 향상돼 현재로선 목표 달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현대차 공장은 몽고메리 시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몽고메리가 올해 세수(稅收)를 잠정 집계한 결과 1년 전에 비해 9% 급등했다.
토드 스트레인지 몽고메리 상공회의소 회장은 “그동안 세수 증가폭은 평균 3% 내지 4%였다”며 “현대차에 파격적인 세금 감면 혜택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몽고메리에 가져다 준 ‘선물’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공장 가동 이후 ‘일자리 증가→소득 증가→경기 호전→세수 증가’의 선순환구조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애니 박 씨는 “침실 3개 주택 기준으로 1100달러 수준이었던 월세가 벌써 200∼300달러가량 올랐다”고 전했다.
몽고메리 시가 현대차에 기울이는 정성도 각별하다. 상공회의소는 아예 ‘현대 룸’이라고 이름붙인 별도의 방을 마련해 준공식 때 썼던 삽과 당시 이를 보도한 신문기사 등을 보관하고 있다.
몽고메리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의 최초 수도이자 1960년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주도한 민권운동의 중심지여서 어느 곳보다도 유적지가 많은 곳. 그런데 최근 현대차 공장이 새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벌써 공장투어를 한 사람이 4000명에 이를 정도다. 마치 ‘미국 속의 울산’을 보는 듯해 뿌듯한 느낌이었다.
몽고메리=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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