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인천 하얏트호텔 앞에 도착하니 잔디밭에는 배기량 1600cc부터 6000cc는 물론 세단, 스포츠카, 스포츠유틸리티차량부터 하이브리드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수입차 60여 대가 두 줄로 길게 나열해 있었다.
1인당 시승할 수 있는 차는 최대 4대. 비 내린 다음 날이라 바람이 다소 차가웠지만 운전을 즐기기에는 쾌적한 날씨였다.
시승 코스도, 속도를 마음껏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행사 중 별다른 사고도 나지 않고 매끄럽게 진행돼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참석자들은 관심 있는 차를 직접 타 보고 요모조모 따져보는 등 축제 현장에서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었다.
돌이켜보면 수입차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외환위기 때만 해도 수입차에 대한 시선은 지금과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따가웠다고 한다. 한 수입차 관계자에 따르면 업무상 수입차를 몰고 다니면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이 됐다”며 손가락질 받기가 예사였단다.
심지어 컨버터블 차량 뚜껑을 열고 운전하다 버스 운전사가 욕하며 침을 뱉는 봉변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거리에서 쉽게 수입차를 볼 수 있어 거부감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수입차 시장은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점유율 3%를 넘어서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달 한국을 방문했던 르노자동차 및 닛산자동차의 최고경영자인 카를로스 곤 사장은 앞으로 한국에서 수입차의 점유율이 지금보다 두 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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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협회는 앞으로 매년 이러한 수입차 시승회를 개최하겠다고 한다. 이 축제가 자동차 문화를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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