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서 맞은 생일…김우중씨 우울한 고희

  • 입력 2005년 12월 20일 03시 04분


김우중(金宇中·사진) 전 대우그룹 회장이 19일 병실에서 우울한 고희(古稀)를 맞았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12층 심장혈관병동 병실에 입원 중인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1시경 아들 내외 및 딸 내외가 가져온 미역국마저 먹을 수 없었다고 한다. 딸 내외가 돌아간 이후 부인과 아들이 김 전 회장의 곁을 지켰다.

김 전 회장의 한 측근은 “(김 전 회장은) 생일 축하를 받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며 “담낭에 문제가 생겨 닷새 만에 처음으로 어제 미음을 먹기 시작했으며 몸을 움직여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은 오늘이 자신의 생일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2일 검사에서 담석이 담도를 막고 있는 것이 확인돼 인공 담도관 2개를 통해 담즙이 몸 밖으로 흘러나오도록 임시 조치를 받았다. 그는 매끼니 종이컵 3분의 1 분량의 미음만 먹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주치의인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남식(鄭南植) 교수는 “담석 주위의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항생제 치료를 한 뒤 담석 제거 수술 등 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현재 김 전 회장은 기진맥진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6월 14일 귀국해 분식회계와 횡령, 재산 국외도피, 사기대출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지만 8월 29일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나 넉 달째 병원에 입원 중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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