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주가가 올해보다 더 철저히 실적 전망에 좌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형주냐 중소형주냐에 상관없이 기업의 실체를 알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모든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운 개인으로 보면 갈수록 어려운 시장이 되겠지만 그만큼 원시적인 모습을 벗고 과학적인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긴 시각을 갖고 중장기적인 성장과 실적 향상이 예상되는 종목을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소비 회복…유통과 소비재 반등 유력
민간 소비가 3년여에 걸친 침체기를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유통과 음식료, 섬유업종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교보증권 박종렬 연구위원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최악의 상태를 벗어나면서 ‘과소 소비’가 완화되고 있다”며 “경기 회복의 긍정적 영향을 받지 못했던 서비스와 소비재업종의 반등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통업종에서는 백화점과 할인점만 갖고 있는 신세계보다 슈퍼마켓, 영화관 등을 함께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했다.
중국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LG패션, FnC코오롱 등 의류업체에 대해서도 ‘매수’ 투자 의견을 제시했다.
○고령화 지속…신약 효과에도 주목해야
빠른 고령화로 인해 올해 높은 지수 상승률을 보인 제약업종의 강세도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CJ투자증권 정재원 연구원은 “주가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내년부터는 신약부문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므로 대세 상승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9일 신약 허가를 받은 동아제약의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와 내년 하반기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유한양행의 위궤양치료제 ‘레바넥스’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것.
○정책 변화…신중히 살펴야
정부 정책의 변화와 관련된 수혜주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올해 코스닥시장이 연간 95% 이상의 지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말 발표된 정부의 벤처 활성화 대책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 집행에 따른 투자 확대와 규제 완화로 인한 산업 호조로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
그는 앞으로 정책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업종으로 건설 교육 국방 금융 등을 꼽았다.
건설업종은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강력히 지원하고 있는 온라인 교육산업의 전망도 긍정적이라는 것.
그러나 그는 “정부 정책 관련주는 과도한 기대감 때문에 급등락을 거듭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질적인 지원이 가시화된 분야에만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IT 성장의 핵…대형 TV와 휴대전화
정보기술(IT) 업종에서는 대형 TV와 휴대전화 핵심부품 생산업체의 전망이 밝은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증권 이국현 연구원은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생산라인이 증설돼 TV 가격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는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시장 확대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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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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