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A 1.32%… 美 상업은행 평균과 비슷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19개 은행의 순이익은 10조5214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5.3% 증가했다.
국민은행과 산업은행은 9월 말까지 각각 1조8285억 원, 1조7316억 원의 순이익을 내 연간 ‘순이익 2조 원 클럽’ 가입이 무난할 전망이다. 우리은행과 외환은행도 이미 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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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은행 평균 총자산이익률(ROA·당기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눈 것)은 지난해 0.85%에서 올해 1∼9월에는 1.32%가 됐다. 이는 미국 상업은행 평균(1.34%)과 맞먹는 수치.
그러나 내년 이후의 실적은 장담할 수 없다.
부실여신 발생이 줄어 쌓아야 할 충당금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조5346억 원 줄어든 데다 구조조정 관련 기업의 실적 호전에 따라 영업 외 이익이 2조4428억 원 증가한 덕에 순이익이 급증했기 때문.
영업에 따른 이익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1.6%(3749억 원) 감소했다.
○ 금감원, 中企대출 확대-서민대출 우대 유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벌었으니 많이 써라’는 압력은 거세다. 직원들에게 4% 안팎의 임금 인상 외에 수백 %의 성과급을 주기로 한 은행이 속속 나오고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3500억 원 이상의 배당을 할 계획이다. 외국인 지분이 많은 은행들은 벌써부터 배당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에 썼다.
최근에는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은행 공공성 강화대책에 △중소기업 대출 확대 △서민 대출 우대 △환경보호기업 대출심사 우대 등을 유도하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등은 은행이 지나치게 이익만 추구해 경제의 양극화를 부추겼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은행들을 압박했다.
일부 은행은 이미 공익재단 설립 등 사회공헌에 나섰다. 외환은행은 19일 50억 원 규모의 ‘외환 나눔재단’을 만들었고 신한은행 조흥은행 등으로 구성된 신한금융지주는 연내 500억 원을 출연해 ‘신한 장학재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 “이제 겨우 정상궤도 올랐는데…” 볼멘소리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정부와 감독 당국의 지적에 대해 한 시중은행장은 “이제야 겨우 정상궤도에 올랐는데 ‘내일’은 생각하지 않고 여기저기서 뜯어가려고만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하나은행 서근우 부행장은 “은행은 일반 기업과 달리 공공성이 강한 회사이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사회적 책임을 더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은 “올해 은행이 거둔 이익은 일회성 요인이 많아 우려스럽긴 하지만 공공성을 강화하면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를 높여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도 있다”며 “상업성과 공공성 간 균형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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