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얼룩덜룩 2005]펀드의 힘!… 주식 ‘재테크 황제’

  • 입력 2005년 12월 21일 03시 02분


《올해는 가계의 자산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원년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과 은행 예금에 편중돼 있던 가계 자산의 일부가 본격적으로 주식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주식은 부동산, 채권, 금 등을 제치고 올해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했다.

연초 대비 수익률에서 주식이 단연 앞설 뿐만 아니라 몇 차례 조정에도 줄곧 상승세를 유지해 안정성 면에서도 과거와 달라졌다는 평가다.

적립식펀드로 요약되는 ‘펀드의 힘’이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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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최고 수익률은 주식

주요 재테크 수단의 올해 수익률(1월 2일과 이달 16일 비교)은 주식, 금, 부동산, 채권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는 같은 기간 893.71에서 1,321.04로 47.82%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무려 83.50% 상승했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이겨낸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주가 재평가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의 수익률은 이례적으로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높았다. 미국의 경우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다우존스지수 S&P지수 등 주요 지수보다 높았던 사례는 드물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공모 펀드 가운데 순자산이 50억 원 이상인 234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55.64%나 됐다. 하지만 16일 현재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은 24조 원으로 시가총액(700조 원대)의 3.4%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코스피지수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 채권수익률이 가장 낮아

금 한 돈쭝 가격은 같은 기간 6만500원에서 6만7300원으로 11.24% 상승했다. 에너지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로 국제 금값이 올랐기 때문. 해외 금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도 나와 있다.

부동산정보 업체인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값 상승률은 평균 9.5%였다. 상승률이 평균치보다 높은 지역은 서울(12.7%) 경기(10.6%) 울산(10.2%) 등이었다. 서울 강남지역은 23.7% 올랐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올해 초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으며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된 이후 보합세”라며 “내년 이후에는 수도권 아파트 값이 3∼4%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초(超)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값이 폭락한 채권은 성적표가 가장 초라하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연초 135.21이던 채권지수는 16일 현재 136.35로 0.84% 상승했다.

이에 따라 채권형펀드의 수익률도 형편없었다. 공모 펀드 가운데 순자산 100억 원 이상인 73개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1.72%에 그쳤다. 초단기 자금 운용처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수익률(3.03%)보다 낮은 것.

■ 올 주식시장 키워드

기업들이 남는 돈으로 설비나 인력에 투자하지 않고 배당에 나서면서 연초부터 ‘배당주 투자’ 열풍이 불었다.

이에 따라 중소형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7∼12월) 들어 배당주 펀드들의 수익률은 낮아지고 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한국 증시가 1980년대 미국처럼 대세 상승기에 들어섰다는 말은 성장형 주식들이 증시를 주도하게 된다는 뜻”이라며 “내년부터 배당주가 올해 같은 수익률을 내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중소형주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들이 연중 최고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30∼40%에 불과한 중소형주에 자산의 40∼50%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가 많아지고 있어 경계 목소리도 나온다. 주가 하락 때 물량을 내놓아도 받아줄 주체가 없어서 주가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중소형주는 주로 테마주 형태로 인기를 끌지만 바이오테마처럼 큰 사건 하나로 전체가 흔들리기도 한다”며 “중소형주 투자는 위험도 크다는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 펀드 투자가 유행한 것도 특징이다.

대부분 펀드 오브 펀드 형태로 투자가 이뤄졌다. 최근 수익률이 좋지 않은 펀드가 늘면서 인기도 주춤한 편.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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