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삼성” 日반도체 연합군 뜬다

  • 입력 2005년 12월 29일 03시 01분


‘타도 삼성·인텔’의 기치를 높이 든 일본 반도체회사들이 최첨단 반도체를 공동생산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일본 국기 이름을 따 ‘히노마루 구상’이라고도 부르는 공동생산 구상의 협의 과정에는 당초 일본의 반도체 5개사가 참여했으나 일단 3개사가 합의에 이르렀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히타치 제작소, 도시바, 르네사스테크놀로지 등 3사는 내년 1월 준비회사를 설립해 2007년부터 디지털 가전의 심장인 차세대 시스템LSI를 생산할 계획이다.

준비회사는 사업 채산성을 조사하고 생산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 중 공장 건설과 운영을 담당할 회사로 탈바꿈한다.

3사는 최대 1000억 엔을 투자해 도시바의 오이타(大分) 공장이나 르네사스테크놀로지의 나카(那珂) 제2공장에 신규 생산라인을 짓는다.

‘히노마루 반도체’는 참여 각사가 개발한 제품을 생산하는 이른바 파운드리(수탁생산)회사의 형태를 띠게 된다.

이 회사가 생산하게 될 반도체는 선폭 6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제품. 현재 시장의 주류는 선폭 90nm 제품이며 미국의 인텔이 65nm 제품 생산을 갓 시작한 정도다.

3사는 히노마루 구상 협의단계에 참여했다가 자금과 기술인력 분담에 대한 견해차 등으로 합의에서 빠진 마쓰시타전기산업과 NEC일렉트로닉스에도 참가를 호소할 방침이다.

도시바와 NEC일렉트로닉스는 히노마루 구상과는 별개로 선폭 45nm LSI기술 개발에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일본에서는 삼성전자와 인텔에 대항하기 위해 연간 수백억 엔 규모에 머물고 있는 일본의 차세대 시스템LSI 공장 건설 투자를 3000억 엔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도체 각사는 설계와 개발에만 전념하고 생산은 공동회사에 맡긴다는 히노마루 구상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최근 공영방송 NHK가 일본 반도체산업이 한국에 추월 당한 과정과 이를 다시 뒤집기 위한 일본 산업계와 학계의 눈물겨운 노력을 집중 조명하는 등 ‘반도체 수위 재탈환’을 향한 사회적 응원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시스템LSI::

한 장의 칩에 중앙연산처리장치(CPU)나 메모리 등을 한데 모은 반도체. 디지털가전과 휴대전화 등을 제어하는 데 사용한다. 2005년 시장 규모는 575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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