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언 대구은행장 매주 한차례 편지 화제

  • 입력 2005년 12월 29일 03시 01분


‘행원으로 발령받은 첫날 주판으로 이자를 계산해야 했는데 나눗셈을 못해 진땀을 흘렸던 일이 아직 생생합니다.’

‘창사 이래 최고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가 일몰 직전에 가장 붉듯이 실적이 가장 좋을 때 최악의 사태에 대비합시다.’

대구은행 이화언(69·사진) 행장이 매주 사내 전산망에 띄우는 ‘CEO 레터’가 직원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 3월 28일 취임한 뒤 한 번도 거르지 않았고, 내용도 신변잡기부터 은행 경영실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한 행원은 “읽다 보면 인간적인 면, 허술한 면까지 엿볼 수 있어 어렵게만 느껴졌던 행장이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의 별명은 ‘미스터 IR’다. 부행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때부터 IR(기업 홍보)를 전담한 영향도 있지만 이제 직원을 상대로 IR 활동을 한다는 뜻에서다.

이 행장은 “고객 만족 경영, 주주 가치 경영은 직원을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직원들과의 산행, 일선 직원 행장실 초청 등 직원 중시 경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28일 현재 대구은행 주가는 지방은행 가운데 최고인 1만5600원. 이 행장 취임 후 107% 올랐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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