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도 자체상표 상품
“구멍가게 1곳에 제품 1개씩만 갖다 둬도 5만 개가 됩니다. 구멍가게도 힘을 합치면 할인점처럼 자체상표 상품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안용수(安鎔壽) 협동조합 자문위원은 자신감에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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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협동조합은 우선 내년 1월 초 ‘햇빛촌’이라는 PB를 출범시킨다. 첫 제품은 동성제약에서 만드는 앵두 복숭아 백두산들쭉 등 음료수 3종.
이어 세탁세제와 주방세제, 장류 등도 구멍가게 PB상품으로 만들 계획이다.
구멍가게나 슈퍼에는 PB상품만 진열하는 ‘PB존’을 두기로 했다. PB상품 시판과 함께 전국의 구멍가게에는 햇빛촌 로고 스티커를 붙인다. PB상품 광고도 준비 중이다.
최 이사장은 “구멍가게의 PB상품 도입은 할인점에 물건을 납품하지 못하는 중소 제조업체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구멍가게의 간판을 모두 햇빛촌으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친근한 서비스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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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외에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는 구멍가게의 장점을 활용해 택배를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택배를 찾아갈 때 껌 한 통이라도 사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택배회사로부터는 수수료를 별도로 받기 때문에 구멍가게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
출입구에 물건을 쌓아 두는 진열방식도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지역별 체인사업본부 중심으로 진열 방식을 컨설팅하고 있다.
‘동네 점포는 지저분하다’는 이미지를 고치기 위해 상품을 조금씩 자주 배달하기로 했다. 쌓아둔 상품을 줄여 매장을 쾌적하게 하자는 것. 넓어진 공간에는 동네 주민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서울 중랑구 묵1동에서 24평짜리 가게를 운영하는 정석윤(50) 씨는 “매출액이 3∼4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그나마 조합에서 PB상품을 도입한다고 하니 작은 희망의 실마리를 잡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진혁(金振赫) 연구원은 “주민과의 친근함, 편리한 접근성이 구멍가게의 최대 경쟁력”이라며 “이를 PB상품 마케팅에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구멍가게 부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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