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5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는 현재 15층 판상(板狀·옆으로 긴 형태)형 아파트를 45∼50층짜리 탑상(塔狀·위로 높이 올라가는 형태)형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잠실5단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12층을 초과하는 아파트)이어서 규정상으로는 높이 제한을 받지 않지만 건축심의를 통과해야 허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3종 고밀도 아파트 재건축 층수가 40층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본보 9월 29일자 A1·3면 참조
현재까지 재건축 고밀도 아파트의 최고층수는 서초구 잠원동 한신5차와 강남구 청담동 한양아파트의 35층이다.
▽공공용지 기부에 대한 인센티브 필요=재건축추진위는 현재 15층 30개동(총 3930가구)인 잠실5단지를 45∼50층 30개 동(총 6000가구·일반분양 포함·용적률 250%)으로 재건축하고 나머지 땅을 녹지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재건축 아파트는 총건설가구의 20%를 전용면적 18평형 이하, 40%를 25.7평 이하로 지으며 나머지 40%는 조합원이 원하는 평형(36∼56평형)으로 지어진다.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서울시가 5단지 주변의 땅을 5∼8m씩 내놓아 도로로 조성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초고층 아파트를 허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5단지 재건축 설계를 맡은 한 관계자는 “잠실5단지의 현재 용적률은 138%이지만 공공용지를 제공하는 대가로 인센티브를 받으면 250%까지 건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내년 초까지 잠실5단지의 안전진단을 받고 재건축조합을 설립한 뒤 초고층 아파트 건립계획을 송파구청과 서울시에 제출해 건축심의를 받을 계획이다.
▽‘아파트 땅 너무 내준다’ 반발=5단지 일부 주민들은 올해 9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조건부로 의결한 잠실5단지 지구의 개발기본계획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 기본계획은 △잠실5단지 남쪽에서 8m를 후퇴해 올림픽대로 50m를 58m로 확장 △잠실5단지 동쪽에서 5m 후퇴해 송파대로 진입로 8m를 13m로, 송파대로 50m를 58m로 확장 △현재 단지 내 상가 자리에 공원 조성, 상가는 잠실사거리 코너 부근으로 이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잠실 5단지의 한 주민은 “잠실 제2롯데월드 때문에 5단지가 땅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서울시가 연면적 17만 평, 높이 555m인 제2롯데월드의 교통영향평가를 하면서 잠실 사거리 주변 도로를 확대하도록 해 놓고 잠실5단지가 터 9만 평 가운데 5000평을 공공용지로 내놓게 하는 부담을 지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전망=이 방안이 건축심의를 통과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 재건축추진위의 설계계획이 나온 뒤 50층 재건축 여부를 심의할 것”이라며 “일조권 도시미관 등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진(金榮進)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송파구 잠실, 용산구 이촌 등 강변 지역은 다른 지역에 일조권 피해만 없다면 초고층으로 재건축해도 무리가 없다”면서 “그러나 최근의 이 같은 재건축은 재테크적인 시각에서 이뤄져 집값의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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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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