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제2 삼성 신화(神話) 만들자”
지난해 ‘X파일’ 파동에 시달렸던 삼성그룹엔 위기위식이 팽배하다.
이건희 회장은 신년사에서 “삼성은 오랫동안 선진기업들을 뒤쫓아 왔으나 지금은 쫓기는 입장”이라면서 “앞선 자를 뒤따르던 쉬운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두에 서서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의 올해 경영목표는 ‘제2의 삼성 신화’ 건설. 해외 곳곳에 제2의 삼성을 만들고 세계 1등 제품을 늘리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경영방침은 지난해와 같은 ‘글로벌 일류기업 구현’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사업구조 고도화 △미래 사업 발굴 △브랜드와 디자인 등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존경받고 사랑받는 기업 만들기 △세계 선도기술 개발 △투명경영과 정도경영 정착 등을 핵심 과제로 정했다.
○ 현대·기아차 품질 차별화
LG그룹의 올해 경영 화두(話頭)는 연구개발(R&D) 경영이다.
구본무 회장은 “1등 제품의 핵심은 R&D며 R&D 인력은 세계 경쟁력의 핵심으로 LG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LG는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디지털TV와 정보통신 분야에서 신제품을 개발하고 해외에서 브랜드 차별화를 통해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올해 LG필립스LCD의 파주공장 준공과 함께 본격적인 ‘파주시대’를 열고 LG화학의 핵심사업 분야인 2차전지 사업에서도 결실을 맺겠다는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2일 시무식에서 ‘품질경영’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세계 최고의 품질을 가진 자동차 메이커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안에선 내실경영을 착실히 다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말 발표 예정인 ‘럭셔리 대형 세단’에 도요타의 ‘렉서스’, 닛산의 ‘인피니티’처럼 새로운 고급 브랜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 SK 성장동력 찾고 글로벌화
SK는 올해 경영 키워드로 ‘성장’과 ‘글로벌’을 꼽았다.
지난해 매출액 60조 원으로 사상 최대 성장을 한 SK는 올해 이보다 3조 원 많은 63조 원을 매출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중국 미국 일본 베트남 쿠웨이트 인도 등 해외 6대 거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중국의 도전을 뿌리치기 위해 기술집약적인 고급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원가절감 노력을 병행하기로 했다. 또 2010년까지 12조 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인 인도제철소 착공에 앞서 제철소 건설방식과 광산 채굴권 확보를 위한 사전 점검에 나선다.
○ 현대, 두산 등 중견그룹 ‘심기일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올해 경영 방침은 ‘신성장사업 발굴’과 ‘전략적 핵심사업 집중 투자’로 요약된다.
지난해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비리 파문으로 어수선했지만 올해는 그룹 모태(母胎)인 현대건설 인수 추진 등 새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형제의 난’으로 어수선했던 두산그룹은 올해 경영 화두로 ‘혁신과 도전’을 꼽았다. 유병택 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은 해외 사업기지를 늘려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경영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한화 금호아시아나 효성 등 중견그룹도 세계적인 경쟁력 강화를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한편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어려운 경제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주체는 바로 기업이며 과감한 투자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시장친화적인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기업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과 비난을 바탕으로 한 반(反)기업 정서가 하루속히 불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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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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