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위를 다투는 국내 LCD 패널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새해 첫날부터 40인치 이상 대형 LCD의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LCD TV 등 대형 LCD 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앞으로 심해질 전망이다.
● 탕정단지 7-2라인 앞당겨 가동
삼성전자는 충남 아산시 탕정 LCD단지의 7-2라인 1단계 공장을 예정보다 4개월 앞당겨 1일 가동했다.
![]() |
이 회사는 1단계 공장에 2조3676억 원을 투자했으며 7월 이후 가동할 2단계에는 1조7641억 원을 더 투자할 예정이다. LG필립스LCD와의 대형 패널 표준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소니와 함께 40, 46인치 LCD 패널을, LG필립스LCD는 42, 47인치를 대량 생산해 표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7-2라인에서는 32인치 이상 LCD 패널만 생산하는데 1단계에서 월 4만5000장, 2단계에서는 9만 장을 생산할 수 있다.
삼성 측은 “7-2라인의 본격 제품 생산은 40인치와 46인치를 LCD TV의 표준으로 만들기 위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파주 단지 7라인 가동
![]() |
42, 47인치 패널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LG필립스LCD도 경기 파주시 디스플레이단지 7라인을 1일 가동해 처음으로 42인치 제품을 생산했다.
현재 1단계에서는 월 4만5000장, 7월 이후 2단계 투자가 끝나면 월 9만 장 생산이 가능하다. 유리 1장(1950×2250mm)으로 42인치 8장이나 47인치 6장을 생산할 수 있다.
LG필립스LCD 측은 “경북 구미공장 6세대 라인의 30, 37인치와 파주의 40인치대 제품으로 중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고 말했다.
30인치대와 40인치대를 동시에 공략해 주도권을 잡고 표준화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게 LG필립스LCD 측의 전략이다.
●수요 폭발 일어날까
![]() |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대형 LCD 패널에 ‘다걸기(올인)’하는 것은 올해 대형 LCD TV 시장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 독일 월드컵과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 호재(好材)가 많아서다.
삼성전자는 7월 이후엔 공장을 완전 가동해 월 16만5000장의 유리 기판을 생산할 예정. 이 정도면 40인치용 TV 패널을 한 달에 132만 대가량 만들 수 있다.
LG필립스LCD도 올해 안에 42인치용 TV 패널 생산 능력을 현재의 2배인 월 9만 장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대만 AUO 등 후발 업체들도 이에 맞춰 대형 패널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대만큼 수요가 폭발할지는 의문이란 분석도 만만찮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지난해 4분기(10∼12월) 6%였던 LCD TV 패널 과잉률(수요를 넘는 공급 비율)이 올해 1분기(1∼3월)에는 15%, 2분기(4∼6월) 14%, 3분기(7∼9월) 11%에 이를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디스플레이서치도 40인치 이상 대형 LCD TV의 비중을 올해 전체의 4%로 내다봤다.
경쟁적인 설비 투자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 |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