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온다… LCD TV의 세상 열린다”

  • 입력 2006년 1월 2일 03시 00분


“올해 대형 액정표시장치(LCD)는 우리가 주도한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국내 LCD 패널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새해 첫날부터 40인치 이상 대형 LCD의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LCD TV 등 대형 LCD 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앞으로 심해질 전망이다.

● 탕정단지 7-2라인 앞당겨 가동

삼성전자는 충남 아산시 탕정 LCD단지의 7-2라인 1단계 공장을 예정보다 4개월 앞당겨 1일 가동했다.

이 회사는 1단계 공장에 2조3676억 원을 투자했으며 7월 이후 가동할 2단계에는 1조7641억 원을 더 투자할 예정이다. LG필립스LCD와의 대형 패널 표준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소니와 함께 40, 46인치 LCD 패널을, LG필립스LCD는 42, 47인치를 대량 생산해 표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7-2라인에서는 32인치 이상 LCD 패널만 생산하는데 1단계에서 월 4만5000장, 2단계에서는 9만 장을 생산할 수 있다.

삼성 측은 “7-2라인의 본격 제품 생산은 40인치와 46인치를 LCD TV의 표준으로 만들기 위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파주 단지 7라인 가동

42, 47인치 패널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LG필립스LCD도 경기 파주시 디스플레이단지 7라인을 1일 가동해 처음으로 42인치 제품을 생산했다.

현재 1단계에서는 월 4만5000장, 7월 이후 2단계 투자가 끝나면 월 9만 장 생산이 가능하다. 유리 1장(1950×2250mm)으로 42인치 8장이나 47인치 6장을 생산할 수 있다.

LG필립스LCD 측은 “경북 구미공장 6세대 라인의 30, 37인치와 파주의 40인치대 제품으로 중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고 말했다.

30인치대와 40인치대를 동시에 공략해 주도권을 잡고 표준화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게 LG필립스LCD 측의 전략이다.

●수요 폭발 일어날까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대형 LCD 패널에 ‘다걸기(올인)’하는 것은 올해 대형 LCD TV 시장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 독일 월드컵과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 호재(好材)가 많아서다.

삼성전자는 7월 이후엔 공장을 완전 가동해 월 16만5000장의 유리 기판을 생산할 예정. 이 정도면 40인치용 TV 패널을 한 달에 132만 대가량 만들 수 있다.

LG필립스LCD도 올해 안에 42인치용 TV 패널 생산 능력을 현재의 2배인 월 9만 장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대만 AUO 등 후발 업체들도 이에 맞춰 대형 패널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대만큼 수요가 폭발할지는 의문이란 분석도 만만찮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지난해 4분기(10∼12월) 6%였던 LCD TV 패널 과잉률(수요를 넘는 공급 비율)이 올해 1분기(1∼3월)에는 15%, 2분기(4∼6월) 14%, 3분기(7∼9월) 11%에 이를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디스플레이서치도 40인치 이상 대형 LCD TV의 비중을 올해 전체의 4%로 내다봤다.

경쟁적인 설비 투자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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