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복권이 사라지는 것은 현재 48종류나 되는 각종 복권이 무분별하게 난립해 있는 데다 로또복권을 제외하고는 수익률이 나쁘기 때문.
국무총리실 복권위원회는 “로또 도입 이후 전체 복권판매액 3조4500억 원 중 95%인 3조2800억 원이 로또 판매액”이라며 “나머지 복권들의 경우 매출액은 줄고 발행 및 판매비용은 고정돼 있어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심화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복권위원회는 일단 48종의 복권 중 주택복권이 포함된 인쇄식 13종을 3월까지 폐지하고 이를 통폐합해 새로운 복권 5종(추첨식 2종, 즉석식 3종)을 발행할 방침이다.
1969년 9월 한국주택은행법에 의해 발행된 주택복권은 국내 정기발행 복권의 효시. 이 복권은 당시 액면가 100원, 1등 당첨금은 300만 원으로 총 50만 장씩 월 1회 발행됐다.
1970년대 초 서울의 중소 규모 집값이 200만 원 정도였으므로 서민들로서는 내 집 마련 꿈의 상징이었던 셈이다.
처음에는 월 1회, 서울 지역에서만 판매했으나 1972년 6월부터 월 3회로 늘어났으며 1973년부터 주 1회로 바뀌었다. 1등 당첨금도 1978년 1000만 원, 1981년 3000만 원으로 오르다가 1983년에는 1억 원으로 증가했다.
주택복권 당첨자의 숱한 사연도 장안의 화제가 됐다. 국민의 관심이 온통 새로 태어난 로또에 쏠려 있는 가운데서도 주택복권은 발행된 지 35년 만인 2004년 소리 소문 없이 가장 많은 10억 원의 당첨자를 내기도 했다. 이 사람은 1등(5억 원), 2등(2억5000만 원) 2장, 5등(1000원) 2장이 당첨돼 총 10억2000원을 받아 세금을 제외하고 7억8000여만 원을 수령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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