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석유업체 토탈사(社)가 발주한 ‘달리아 FPSO’는 가격이 4800억 원에 이른다. 길이는 300m, 높이 32.7m에 하루 250만 배럴의 원유를 뽑아 올릴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해양특수선사업기획팀 신동우 이사는 “예전에는 해양 플랜트를 수주하려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문전박대를 많이 당했다”며 “최근에는 주문이 밀려 설비 규모와 조건에 따라 선별적으로 수주할 정도로 상황이 역전됐다”고 말했다.
○ 고유가 시대, 이제부터 시작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북해산 브렌트유 기준)를 넘어서면서 바다 속 원유를 개발하기 위한 석유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970, 80년대 오일쇼크는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지만, 최근 고유가 행진은 육지에 있는 석유 매장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해양 플랜트 수요가 늘어난 것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대우조선은 건조 능력을 인정받아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셰브론 텍사코, 엑손 모빌, 토탈 등 세계 유력 석유업체들로부터 해양 플랜트를 수주하고 있다.
현재도 셰브론 텍사코가 발주한 1조 원짜리 아그바미 FPSO를 제작하고 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원가연동형 계약을 체결해 철강재 가격이 오르거나 환율 변동으로 비용이 늘어나면 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04년 BP에 인도한 반잠수식 석유시추선 ‘선더호스’는 최대 수심 9000m까지 굴착이 가능하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 높이보다 더 깊이 시추할 수 있다는 이야기.
지난해에는 아프리카 앙골라에 하루 22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고정식 원유 설비를 설치하기도 했다. 22만 배럴은 앙골라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98만 배럴)의 22%에 해당한다.
○ 대형화와 효율 향상으로 대처
대우조선의 해양 플랜트 수주액은 2000년 1960억 원에서 2001년 4600억 원, 2002년 1조2200억 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1조4700억 원을 수주했으며 올해는 두 배가 넘는 3조3200억 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에 발맞춰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양 플랜트를 만드는 기본 단위인 블록 크기를 대형화하고 설계 단계에서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함으로써 평균 24개월 걸리던 작업 기간을 11개월로 절반 이상 단축시켰다.
해양특수선사업본부 신언수 전무는 “올해 하반기에는 해양 플랜트 전용으로 900t 규모의 고정식 크레인도 설치해 생산 효율을 높일 예정”이라며 “최근에는 앙골라,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로 진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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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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