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빅3’ 일본시장 본격 상륙

  • 입력 2006년 1월 16일 03시 31분


올봄 일본에서 한일 휴대전화 제조업체 사이에 ‘한판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도쿄 시부야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한 고객이 휴대전화를 고르고 있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올봄 일본에서 한일 휴대전화 제조업체 사이에 ‘한판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도쿄 시부야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한 고객이 휴대전화를 고르고 있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올해 봄 한국산 휴대전화의 본격 상륙을 앞둔 일본에서 한일 제조업체간 뜨거운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이미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한국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에 일본 시장은 사실상 하나 남은 미개척지. 반면 가격 경쟁력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밀려나기는 했지만 ‘기술력은 여전히 우리가 최고’라고 자부하는 일본 기업들로서도 일본 내수시장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자존심이다.》

한국의 휴대전화 제조업체 ‘빅3’ 가운데 맨 먼저 일본 시장에 뛰어든 업체는 팬택앤큐리텔.

이 회사는 일본 휴대전화 서비스 2위 업체인 KDDI와 손을 잡고 지난해 12월부터 3세대 단말기 ‘A1405PT’를 판매하고 있다.

팬택앤큐리텔 일본법인 김영일 대표는 “아직 초기지만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올봄부터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각각 NTT도코모와 보다폰에 단말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의 빅3 제조업체가 모두 일본의 휴대전화 서비스 3사에 판로를 뚫는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일단 시장 수요를 놓고 보면 한국 회사들에 있어서 올해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9, 10월경 번호이동서비스가 시작되기 때문에 일본 소비자들의 휴대전화 교체 수요가 정점에 이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조사 회사인 가트너저팬은 “휴대전화는 2006년 특수(特需)를 맞는다. 일본 내 휴대전화 판매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무대에서의 실적은 한국 회사들이 우세하다.

지난해 3분기(7∼9월) 세계시장 판매 대수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노키아와 모토로라에 이어 3위, LG전자는 5위다. 시장점유율은 각각 12.5%와 6.5%.

일본은 소니와 스웨덴 에릭손의 합작사인 소니에릭손이 4위를 한 정도이고 나머지 회사는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NEC와 마쓰시타전기산업은 지난해 말 잇달아 사업 축소를 발표했다.

하지만 일본 시장은 품질과 기능을 세계 어느 시장보다 중시하고 휴대전화 이용 행태도 한국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이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서는 일본 업계와 매스컴의 예상도 크게 엇갈린다.

닛케이산업신문은 올해 휴대전화업계 ‘태풍의 눈’은 한국산이라며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빠른 개발 속도를 높이 평가했다.

반면 산케이신문은 “일본에서는 고기능이 중요하다. 아직 일본이 기술 우위이므로 한국 제품이 곧바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NEC 간부의 말을 소개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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