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은 빠지고 民 주도로 다시 살아난 ‘S프로젝트’

  • 입력 2006년 1월 18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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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행담도 개발 의혹사건으로 주춤했던 서남해안 개발사업(일명 S프로젝트·S는 Southwest를 의미)이 민간 주도로 재추진된다.

김정태(金正泰) 전 국민은행장은 17일 경기 과천시 그레이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남해안 국제기업도시 개발사업의 성공을 지원하는 민간기구인 서남해안포럼 상임대표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재임 기간 S프로젝트를 물밑에서 추진해 왔던 정찬용(鄭燦龍)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이 포럼의 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다.

포럼에는 김중배(金重培) 전 문화방송 사장, 김주훈(金州訓) 조선대 총장 등 거물급 인사가 상당수 참여하고 있어 향후 활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특별법 제정으로 서남해안 바꾼다

서남해안포럼의 상임대표를 맡은 김 전 행장은 민간기구 결성 이유를 서남해안 개발사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정치권과 정부를 압박해 서남해안 개발사업에 적극 나서도록 하겠다는 것.

지난해 전남 무안군과 영암군이 각각 산업 교역형 기업도시와 관광 레저형 기업도시로 지정됐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S프로젝트는 500억 달러(약 50조 원)를 투입해 전남 무안 목포 영암지역을 향후 15∼20년 동안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S프로젝트는 싱가포르의 자본 참여가 필수적인데 싱가포르는 반드시 정부 보증을 요구한다”며 “현재 기업도시 특별법으로는 정부 보증이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특별법을 들고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5월 지방선거와 맞물려 그동안 소외지역으로 꼽혔던 이 지역의 숙원 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분석이다.

○ 곤혹스러운 경제 부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관련 경제 부처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미 기업도시 특별법에 근거해 이 지역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고 ‘제4차 국토종합개발계획’에도 유사한 개발사업이 포함돼 있어 중복 투자라는 지적이다.

서남해안포럼 측이 주관 부처로 지목한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9월 부처 협의를 통해 기업도시 형태로 서남해안 개발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주관 부처라는 표현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건설교통부도 이미 서남해안 개발사업은 지난해 12월 확정된 제4차 국토종합개발계획에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 그동안 어떻게 추진됐나

서남해안 개발사업은 2003년 5월 노무현 대통령이 낙후된 서남해안지역의 개발계획을 발굴해 보라고 지시한 데서 시작됐다.

이어 2004년 11월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의제로 이 내용이 채택됐고 싱가포르 기업인 CPG는 지난해 5월 초 ‘S프로젝트’ 제안서를 동북아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문정인(文正仁) 전 동북아위 위원장이 연루된 행담도 개발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S프로젝트 추진은 주춤해졌다. 행담도 개발사업이 S프로젝트의 시범사업으로 알려졌기 때문.

S프로젝트가 다시 정치권에 부상한 것은 검찰 수사가 마무리된 지난해 9월부터다.

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부 장관이 9월 전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재추진 의사를 밝힌 이후 노 대통령도 여러 자리에서 S프로젝트를 직접 언급하며 애착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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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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