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뺏기고… 포토프린터에 밀리고…

  • 입력 2006년 1월 19일 03시 22분


18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후지필름 대학로 직영점에서 직원이 디지털 인화기로 사진을 뽑고 있다. 후지필름은 전체 체인점의 20% 정도가 디지털 인화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후지필름
18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후지필름 대학로 직영점에서 직원이 디지털 인화기로 사진을 뽑고 있다. 후지필름은 전체 체인점의 20% 정도가 디지털 인화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후지필름
“바뀌지 않으면 죽는다.”

동네 사진관이 변하고 있다.

필름카메라가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으로 급속히 대체되면서 필름 인화를 주 업무로 했던 사진관들도 살길이 막막해지자 잇따라 디지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

하지만 온라인 업체들과 경쟁하는 디지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차별화된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찾아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 디카 사진 우리도 뽑는다!

주요 필름 인화업체인 후지필름의 전체 국내 체인점은 1400여개이고 이중 380여개가 아날로그매장.

2004년까지만 해도 모두 필름 인화만 했으나 지금은 20%에 가까운 70여 개 사진관이 디지털 인화기를 들여놨다. 코닥 코니카 아그파 등 다른 필름 인화업체와 계약을 한 사진관들의 디지털 전환 비율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 ‘영칼라’를 운영하는 이재영(47) 씨는 2004년 1억 원 상당의 디지털 인화기를 샀다. 평소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던 필름 판매액이 거의 사라진 데다 필름 인화 매출도 40%가량 줄었기 때문.

이 씨는 인화기를 들여놓은 뒤 17인치 모니터를 마련해 사진을 전시하고, 온라인을 통해서도 디카 사진 인화 주문을 받았다. 이 씨는 “이후 매출이 평소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 속도와 고급화가 핵심

사진 인화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진 인화 시장 규모는 3000억 원. 이 가운데 필름이 1200억 원, 디지털 인화가 1800억 원 정도다. 오프라인 점포 3500곳 가운데 절반 수준인 1700곳이 디지털 인화를 하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디지털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온라인 인화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사업을 접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디카나 휴대전화와 연결해 즉석에서 사진을 뽑을 수 있는 사진 프린터기가 갈수록 보편화되는 것도 오프라인 업체들에는 부담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최근 보고서에서 “2009년이면 집에서 사진을 뽑는 매출이 사진관 매출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동네 사진관이 살아남으려면 ‘속도와 고품질’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진을 받는데 하루 이상 걸리는 온라인 업체와 달리 ‘30분 현상’ 등 서비스와 사진 수정, 고급 인화지 사용 등을 통해 품질 차별화를 해야 한다는 것.

인터넷보다 빠른 속도로 ‘고품질의 결과물’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경기 평택시 평택동 ‘란 스튜디오’ 윤중배(49) 사장은 “가정용 프린터나 온라인 업체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전문 영역을 개발해 특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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