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FTA협상 급물살 탄다

  • 입력 2006년 1월 21일 03시 10분


《한국과 미국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초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당국자는 20일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제도) 등 선결과제가 해결되면 다음 달 초라도 한미 FTA 협상을 시작한다는 선언을 할 것”이라며 “늦어도 3월까지는 FTA 협상 개시 선언을 해야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다음 달 2일 ‘한미 FTA 추진 공청회’와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잇달아 열 예정이다.》

현행 FTA 관련 규정은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협상 개시 여부를 심의 결정하도록 돼 있다.

김현종(金鉉宗)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선 “다음 달 2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한미 FTA 협상 개시 여부가 결정될지 미지수”라면서도 “FTA는 21세기 수출과 성장을 위한 보이지 않는 초고속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8일 신년 연설에서 “미국과 FTA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도 협상 개시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랍 포트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9일(현지 시간) 오만과의 FTA협정에 서명한 뒤 “우리는 향후 2주 내에 다른 한 나라와의 협상을 발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포트먼 대표가 한국을 지칭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 양국 정부가 다음 달 초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면 협상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위임한 신속협상권(TPA)이 사실상 내년 3월 말로 끝나는 데다 미 행정부가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면 의회에서 3개월간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하므로 실제 협상 기간은 1년도 안 되기 때문이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농업 부문에서 일부 부담이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한국 경제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중장기적으로 한미 FTA 체결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99%, 일자리는 10만여 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미 수출은 15.1%, 대미 수입은 39.4% 각각 늘면서 무역수지 흑자는 51억 달러가량 줄지만 상품가격 인하 등으로 국내 소비자의 이익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국가신용등급 및 대외신인도 향상에 따른 외국기업의 투자 확대, 국제 조달금리 인하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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