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에는 사과, 배, 멸치 등은 지난해보다 가격이 조금 내린 반면 정육, 옥돔 등은 가격이 소폭 오를 것으로 유통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명절 선물의 대표 품목인 정육은 한우 소비 회복세에 따라 가격이 소폭 상승해 이번 설에는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다소 오를 전망이다. 갈비 등 냉동육의 경우 5%가량 가격이 오른 반면 냉장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과일의 경우 사과 배 등 주요 품목은 가격이 작년 설날보다 10∼20%가량 내릴 전망이다. 작년 가을에 작황이 좋아 물량이 풍부하기 때문.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은 가격이 저렴해진 과일 세트의 구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품목별로 물량을 최대 30%가량 늘려서 준비하고 있다.
생선의 경우 굴비나 대하 갈치는 지난해와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나 옥돔은 어획량 감소로 인해 8% 정도 가격이 올랐다. 올 설 선물의 특징은 최근 가구당 구성원 감소 추세를 반영한 소용량, 혼합 선물 세트다. 지난해에 이어 참살이(웰빙) 제품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특징.
○ 백화점-할인점, 와인 세트 물량 크게 늘려
현대백화점은 이번 설에 친환경 세트 선물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관련 품목과 물량을 크게 늘렸다. 2002년 처음 선보인 친환경 세트는 매년 5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작년 7개 품목에서 올 설에는 12개 품목으로 늘렸다.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제품의 소용량 포장이나 혼합 세트를 지난해보다 15% 늘려 잡는 등 핵가족화와 싱글족의 증가 추세에 발맞춘 상품을 선보였다. 이들 소용량 제품의 경우 심리적인 가격 인하 효과도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조리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한 간편 조리 상품도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한우 갈비와 정육에 양념을 첨가한 뒤 숯불로 초벌구이해 가정에서 손쉽게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는 제품도 선보였다.
소비 심리 회복에 맞춰 중산층의 지갑을 노린 중저가 선물세트의 확대도 눈에 띈다. 백화점마다 5만∼15만 원대의 중저가 상품을 15∼20% 늘리는 등 전체 설 선물 세트 물량 중 절반 수준까지 확대하고 있다.
참살이 상품의 인기도 여전하다. 롯데백화점이 2002∼2005년 설 선물 인기상품 상위 6개 품목을 비교한 결과, 갈비는 2002년 14%에서 2005년 10%로 떨어진 반면, 참살이 상품에 대한 인기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장수 식품으로 알려진 일본 흑초 선물 세트를 내놓았고 갤러리아백화점은 친환경 배추 김치 세트를, 롯데백화점은 유기질 퇴비로 재배한 마 등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홋카이도 온천 관광과 괌 여행 상품을, 롯데닷컴이 ‘아산 스파비스’ 이용권 등을 설 효도선물로 내놓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마트 등 할인점들도 5000∼3만 원대의 중저가 상품을 지난해에 비해 30%까지 늘리는 한편 고가 상품을 확대하는 등 양극화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와인 세트의 물량을 전년 설보다 2배 정도 늘리고 가격대도 2만5000원대의 실속형부터 150만 원대의 고급형까지 다양하게 구비했다.
○ 식품회사, 가격 부담 없는 실속형 제품 많이 내놔
오뚜기는 일반 시판용 59종에다 할인점용 29종을 합쳐 총 88종의 다양한 선물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올리브유 선물 세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설 선물에서도 올리브유 선물 세트가 특히 인기를 끌 것으로 보임에 따라 올리브유와 포도씨유 등 고급유 선물 세트의 출시품목 수와 생산 수량을 크게 늘렸다. 오뚜기는 선물 세트를 전담하는 부서를 풀 가동해 기업체 관공서 백화점 및 다단계 판매업체를 중심으로 실수요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동원선물 세트는 ‘다양함’과 ‘편리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원참치캔을 비롯해 리챔 캔햄, 고급 유지류인 노블레, 양반김과 멸치세트, 횟감용 참치, 이팜 유기농 사과 배, 고급 와인, 양반김치 상품권 등 180여 종의 선물 세트를 갖췄다.
실속 있는 1만∼2만 원대 실속 선물 세트,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3만∼5만 원대 선물 세트, 품격 높은 제품으로 구성된 20만 원대 명품 선물 세트까지 구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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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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