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껌값? 美 ‘월급없는 CEO’ 확산

  • 입력 2006년 1월 25일 03시 11분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의 창업자들과 최고경영자(CEO)가 올해도 1달러(약 1000원)의 연봉만 받기로 했다고 미국 경제뉴스 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가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씨와 래리 페이지 씨, CEO인 에릭 슈미트 씨 등 3명은 2004년부터 1달러의 연봉을 받아 왔다.

최근 몇 년 사이 정보기술(IT) 업계에 확산된 ‘무보수 경영’ 바람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CEO는 기업과 생사를 함께한다’는 신념을 천명하기 위해 1달러의 연봉만 받는 이른바 ‘프라임 달러 맨(Prime Dollar Man)’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현직 IT 업계 CEO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무보수로 일해 온 사람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 씨. 그는 1997년 애플 CEO로 재취임할 때부터 현재까지 무보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델파이의 스티브 밀러 회장과 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도 무보수를 선언한 바 있다.

네트워크 컴퓨팅 업체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회장과 에너지기업 킨더모건의 CEO 리치 킨더 씨도 무보수 경영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에는 강우현 남이섬 사장이 월급 100원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연봉 1원을 받아 화제가 됐으며, 손병두 서강대 총장과 이효계 숭실대 총장 등도 무보수를 선언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업 전문가들은 “보수를 받지 않는 것은 성과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해 직원과 투자자들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높은 실적을 올릴 경우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격이 올라 CEO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불려 주는 효과도 감안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편 최근 급락세를 보였던 구글의 주가는 이날 CEO의 무보수 경영 선언 이후 7.02%나 급등하면서 427.0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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