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새 5000원권이 발행된 이후 25일까지 한국은행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bok.or.kr)의 자유게시판에는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김재형 씨는 23일 올린 글에서 "주말에 5000원 신권을 실수로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가 꺼내보니 태극 문양의 은장이 벗겨져 있었다. 혹시나 해서 손으로 밀어봤더니 은장이 다 벗겨졌다"고 밝혔다. 그는 "한은이 많은 테스트를 했을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용구 씨는 20일 올린 글에서 "실수로 그만 새 5000원권이 들어 있는 바지를 그대로 세탁기에 돌렸다가 꺼내 보니 색깔이 희미해지고 홀로그램의 은박이 다 떨어져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같이 세탁기에 들어갔던 1000원 지폐보다 훨씬 탈색이나 변형이 많이 되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예비중학생 배휘훈 군은 18일 "어머니가 실수로 새 5000원권과 1000원권이 들어 있는 바지를 물에 담그는 바람에 재빨리 꺼내보니 5000원권은 그림이 일부 지워지고 잘 찢어졌다"며 "1000원권은 잘 찢어지기만 하지, 잉크는 안 번졌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섭씨 100도의 끓는 물에 30분 동안 담그는 실험을 수차례 했지만 홀로그램이 벗겨지거나 잉크가 번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다만 홀로그램은 알칼리성 세제에 약하기 때문에 세탁을 하면 지워지기 쉽다"고 해명했다.
위폐감별 전문가인 서태석 외환은행 금융기관영업실 부장은 "새 5000원권의 홀로그램은 종이 속에 들어 있는 게 아니라 종이 표면에 압축 인쇄된 것이기 때문에 세탁기에 넣어 돌리거나 물에 오래 담갔다가 손으로 문지를 경우 훼손될 수 있다"며 "유로화나 엔화의 홀로그램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한은 측은 홀로그램이나 '5000'자가 손상된 새 5000원권이라도 미세문자 등 다른 위조방지 장치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홀로그램 등이 훼손된 새 5000원권을 바꿔달라고 요청하면 모두 교환해주고 손상된 화폐는 폐기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 측은 너무 심하게 훼손돼 은행권 진위 판별 자체가 어렵거나 남아 있는 지폐면적이 본래의 4분의 3 이하일 경우에는 교환시 반액 처리되거나 무효 처리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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