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2% 증가해 연간 GDP 증가율이 4.0%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당초 한은이 예상했던 4분기 4.8%, 연간 3.9%보다 약간 높은 것이다. 분기 성장률이 5%대에 이른 것은 지난해 2분기(4∼6월·5.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그동안 부진했던 설비투자가 크게 늘었다. 작년 4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9.8%로 2000년 3분기(7∼9월·31.1%) 이후 가장 높았다. 연간으로도 5.1% 증가해 2004년(3.8%)보다 높아졌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1분기(1∼3월) 1.4%에서 2분기 2.8%, 3분기 4.0%, 4분기 4.6%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내수(內需)가 경제성장에 기여한 비율은 2004년 32.9%에서 지난해에는 58.3%로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수출은 연간 9.7% 증가했지만 2004년의 21% 증가에 비해서는 둔화돼 경제성장 기여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성장 엔진이 수출에서 내수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경제가 4% 성장했지만 소득 증가는 미미했다.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8%에 그쳤다.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교역 조건이 악화돼 46조6500여억 원의 무역 손실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5.0%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은 24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연례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민간소비의 지속적인 확대 등으로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 세계 경제는 지난해와 비슷한 3.3%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단기적인 경기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올해 1분기부터 성장률 통계를 ‘전년 동기 대비’에서 주요 선진국처럼 ‘전 분기 대비’로 바꾸기로 했다. 전년 동기 대비 통계는 보조지표로 발표된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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