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천천히 먹는 법

  • 입력 2006년 1월 26일 03시 00분


“#무서운 얘기1 :개구리를 고통없이 죽이는 방법.

처음에 찬물에 넣었다가 서서히 온도를 높여 ‘자기도’ 모르게 죽게 하는 것.

#무서운 얘기2 :미국이 한국 쇠고기시장을 먹는 방법.

통조림용 냉동육→외식용 냉동육→밥상용 냉장육 순서로 소비자도 모르게 먹는 것.”

차돌박이가 소의 어느 부위인 줄 아십니까? 안창살은요?

차돌박이는 소의 목에서 앞가슴으로 이어지는 부위의 살로 뼈에 가까이 붙어 있습니다. 안창살은 소의 갈비 안쪽 횡경막 주위에 있답니다.

3월 말경 수입이 재개되는 미국산 쇠고기 중 차돌박이와 안창살은 광우병 감염 위험부위라는 판단에 따라 수입 가능 부위에서 제외됐습니다. 차돌박이는 위험 부위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수입이 허용된 것은 아니라는군요.

농림부는 이처럼 위험 부위를 최대한 빼고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만을 수입하는 것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마쳐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쇠고기 수출전략을 들여다보면 안심하기는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삼성경제연구소 민승규 수석연구원이 가깝게 지내는 미국 공무원으로부터 들었다는 미국의 쇠고기 수출 전략은 3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는 냉동육입니다. 냉동육은 저급 쇠고기로 주로 가공해서 애완동물용 통조림 등에 쓰인답니다. 소비자들이 원산지가 어딘지 별로 상관하지 않고 구매하는 고기죠.

2단계는 숙성 냉동육 수출이라는군요. 숙성 냉동육은 일반 냉동육보다 고기의 질이 좋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걸로 외식업체를 공략한다고 합니다. 특히 양념이 많이 들어가 고기 맛을 잘 모르고 먹는 불고기 시장이 주된 타깃입니다. 한국의 음식문화를 감안한 전략인 셈이죠.

3단계는 냉장육입니다. 고급 쇠고기로 맛이 좋은 한우 고기와 승부를 하는 겁니다. 광우병으로 2003년 12월 수입이 금지되기 전에 이미 3단계 가까이 가 있었다는 것이 민 연구원의 분석입니다.

미국의 전략은 한국 농민의 반발을 무마하며 야금야금 시장을 잠식하는 것입니다.

농림부는 한우의 고급화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대비하겠다고 했습니다만 고급 시장만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시장 잠식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농산물 수출도 철저하게 비즈니스로 생각하며 전략을 세우는 미국을 보면서 본받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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