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총액 기준 재계 순위 8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의 한화와 10위의 금호아시아나, 11위의 두산이 대우건설 인수를 놓고 정면 대결에 나섰고 현대그룹(13위)과 코오롱(24위)도 ‘덩치 불리기’에 적극적이다.
올해 이들 중견 그룹의 사업 목표는 기존 사업부문을 키우기보다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해 자산규모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것.
특히 재계 순위 20위인 대우건설을 누가 가져가느냐 하는 것은 ‘톱 10 기업’ 안착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로 꼽힌다. 대한생명을 인수해 방위산업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한 한화그룹은 대우건설 인수를 재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한화국토개발의 레저사업, 대덕과 서산 테크노밸리 개발 등 그룹이 추진하는 건설 사업이 많아 기존 한화건설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는 금호아시아나그룹도 M&A 시장에 나온 ‘대어(大魚)급 매물’인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현대건설에 대한 인수 의욕을 보이고 있다.
플랜트, 중장비 등 중공업 기업인 두산그룹은 ‘종합 중공업 기업’이라는 청사진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두산중공업(플랜트), 두산인프라코어(중장비) 외에 해외 건설 분야를 담당할 대우건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 현대그룹은 기존 성장 동력인 현대상선과 함께 모태 기업인 현대건설을 인수해 사업 다각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고 코오롱그룹도 2010년 재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첨단소재, 화학·바이오, 정보통신 부문에서 M&A 대상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중견 그룹의 몸집 키우기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중견 그룹에 재계 10위권 진입은 솔깃한 유혹”이라면서 “하지만 대우건설 인수 대금으로 3조 원이 넘는 액수가 제시되는 등 중견 그룹이 감당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자금이 들어갈 전망이어서 자칫 경영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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