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엄마와 딸의 결별

  • 입력 2006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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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있습니다. ‘대우의 딸’ 선정 씨의 아트선재센터서 대림미술관으로의 ‘이적’. 선재센터 관장은 다름 아닌 어머니 정희자 씨입니다.

미술觀의 차이? 재산문제? 재계선 말이 많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엄마와 딸은 영원한 동행자’라는 상식을 깨게 한 걸까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장녀 김선정(41) 씨가 지난해 말부터 대림산업이 운영하는 대림미술관의 협력큐레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선정 씨의 스카우트는 평소 친분이 있던 이해욱(38) 대림산업 부사장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사장은 이준용 대림 회장의 장남으로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더군요. 대림은 선정 씨의 경험을 활용해 대림미술관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선정 씨는 10여 년간 어머니 정희자 씨가 관장으로 있는 아트선재센터에서 부관장으로 일한 베테랑 큐레이터입니다. 지난해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총괄해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재계에서는 선정 씨가 가족이 운영하는 미술관을 떠나 다른 재벌가(家) 일을 맡은 데 대해 다소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아트선재센터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 전 회장의 장남 선재 씨의 넋을 기리기 위한 재단인 데다 선정 씨가 그동안 어머니 대신 사실상 관장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세간에는 미술에 대한 견해차로 선정 씨가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젊은 작가들을 과감하게 발탁해 지원하는 선정 씨와 정통 미술을 중시하는 어머니 정 관장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재산 얘기도 나옵니다.

선정 씨의 남편은 김상범(45) 이수그룹 회장입니다. 선정 씨는 이수화학 지분 6%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합니다. 이 지분에 대해 김 전 회장의 명의신탁 재산이라는 논란이 있었고, 법원의 판단에 따라 증여받은 개인의 재산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 관장 입장에서는 두 아들이 사업가로 성장하는 데 딸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겠느냐”며 “이 문제로 모녀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회장에게는 선재 씨 외에도 두 아들 선협(37) 씨와 선용(31) 씨가 있습니다.

‘대우가(家)’의 재건을 두고 요즘 김 전 회장 가족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대우를 추억하는 이들은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길 바라고 있습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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