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지금도 문제다. 일례로 국민연금은 2005년 말 현재 1005만 명의 지역 가입 대상자 가운데 440만 명이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반쪽 연금’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이미 ‘불안’ ‘불신’ ‘불만’의 3불(不) 정책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2005년 10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가입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연금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불만족’이 46.5%로 절반에 육박했다. ‘보통’ 37.2%였고 ‘만족’은 16.3%에 그쳤다.
국민연금에 대한 불만은 젊은 층일수록 심하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지난해 말 연령대별 지역 가입자의 국민연금 미납률을 보면 50세 이상은 5.4%에 불과한 반면 40대와 30대의 미납률은 각각 15.2%, 21.1%였다. 반면 30세 미만은 44.1%나 된다. 30세 미만 가입자 132만 명 가운데 60만 명 가까이가 국민연금을 안 내고 있는 셈이다.
정경배(鄭敬培·전 보건사회연구원장) 복지경제연구원장은 “연금 개혁은 속성상 인기가 없는데 그나마 수급자가 많아지면 손대기가 더 어려워진다”면서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당파적 이해를 떠나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보가 입수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사회보험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년 반의 허송세월로 기금 고갈시점이 당초 정부가 예상한 2047년에서 2040∼2042년으로 이미 5∼7년 앞당겨졌다.
또 ‘덜 내고 많이 타는’ 현 세대 가입자들이 개혁안이 나온 뒤 손도 못댄 지난 2년 반 동안 자식 세대에 떠넘긴 부채가 매일 800억 원씩 약 70조 원이 추가로 늘었다. 이대로 가면 이 빚은 2030년에는 1883조 원까지 쌓인다.
문형표(文亨杓) KDI 재정·사회개발연구부장은 “이는 세대 간 도적질”이라며 “정말 무책임한 행위로 현 세대가 자식 세대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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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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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병희 차장 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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