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휴대전화 가전제품 자동차 등 한국 산업에서 디자인의 가치가 부각되고 디자이너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 학교도 산학 연계와 실무 교육 등을 강화하고 있다. 학생들의 디자인 업계 진출에 대한 관심도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
○ 학계 기업 진출 비율 비슷
박영목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졸업생의 80%가 학계 진출을 희망했지만 5, 6년 전부터 업계와 학계 진출 비율이 거의 비슷해지고 있다”며 “학부 분위기가 너무 빠르게 실무 중심으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생길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2000년 이후 실기 과목들은 대부분 현대·기아차 삼성전자 LG전자 SK커뮤니케이션즈 팬택앤큐리텔 등과의 제휴 아래 진행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학생들에게 디자인 아이디어를 구하고 학기당 2000만∼3500만 원의 지원금을 내고 있다.
올해부터는 실기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산학 연계 과정을 미리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한 교수의 강의를 듣는 이들은 무조건 해당 교수의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했다.
실기 담당 교수들은 학생들 앞에서 프로젝트의 내용을 수강 신청 전에 발표해야 한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관심 있는 프로젝트와 실기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1학기에는 삼성전자의 ‘지속 가능한 디자인 개발’과 롯데알루미늄의 ‘차세대 식·음료 포장 개발’이 프로젝트로 제시될 예정. 2학기에는 LG전자 디자인이즈 삼원S&D가 산학 연계 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현장 실습 과목도 생긴다. 서울대는 1학기부터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팬택앤큐리텔 이노디자인 디자인컨티늄 코다스에서 현장 실습을 하는 과목을 개설한다. 이 업체들에 2, 3명의 학생을 보내 실무를 익히게 할 예정이다.
서울대 디자인학부는 공대 중심으로 운영되는 서울대 캠퍼스 내 ‘현대·기아 차세대 자동차 연구관’에 자동차 디자인 관련 연구과정을 개설하는 것도 논의하고 있다.
○ 프로젝트 수주도 늘어나
서울대는 또 2003년 디자인 부문 산학 협력센터인 한국디자인연구센터(KDRI)를 설립해 교수들의 기업체 프로젝트 수주와 진행을 돕고 있다.
최근 디자인학부 교수들의 기업체 프로젝트 수주 실적은 증가하고 있다. 2003년 교수 1인당 기업체 프로젝트 수주량은 3.8건(1억1300만 원)이었으나 2005년에는 6.6건(1억9800만 원)으로 늘었다.
박 교수는 “제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디자인 트렌드 분석, 디자인 문화 비교, 디자인 시장 예측 등 학술적인 성격의 기업 프로젝트도 많이 수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교 출신 대표 디자이너로는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사장, 정상욱 삼성전자 상무보(생활가전 디자인 담당), 2005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던 이순종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등이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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