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자산운용 최홍 사장은 181cm의 키에 연예인 뺨치는 외모로 시선을 끄는 인물이다. 요즘은 자산운용 능력으로 더 각광을 받고 있다.
랜드마크자산운용은 최근 1개월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 수익률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널뛰기 장세’ 영향으로 대부분 주식형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어 이런 실적은 더 돋보인다.
최 사장은 이에 대해 “기분은 좋지만 원하지도 않았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처럼 냉정할 수 있는 이유는 최 사장의 운용 철학 때문이다.
○ 은행이자보다 4∼6%포인트 높게
최 사장은 지난주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1등을 했다. 하지만 우리는 톱 20∼30% 안에 반복적으로 드는 것을 지향한다. 만일 앞으로 1등에서 멀어지더라도 그건 정상적인 과정이다. 놀라지 말자.”
직원들을 이렇게 다잡는 이유는 펀드 ‘성과주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한국 펀드시장에서 중요한 한 해였다. 펀드 계좌가 980만 개가 될 정도로 국민의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1등 펀드로 쏠리는 현상이 심했고 운용사들도 지나칠 정도로 실적 경쟁에 나섰다. 그러다 보니 장기 성장주에 꾸준히 투자하는 풍토가 자리 잡지 못했다.”
최 사장은 올해 모토를 ‘예측 가능성을 높이자’로 정했다.
그는 “투자수익률이 연 50% 이상 났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기대수준을 낮춰 은행이자보다 4∼6%포인트가량 높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주식형펀드에 ‘다걸기(올인)’를 했다면 올해는 혼합형 등으로 분산 투자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 사람 바뀌어도 성과 이어지게
랜드마크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사모투자펀드(PEF)인 모건스탠리그룹 투자펀드다. PEF는 투자수익률을 어느 정도 얻으면 지분을 팔고 나간다. 시장의 관심은 이 회사의 경영권이 바뀌지는 않을까 하는 것.
최 사장은 “PEF는 보통 5년 정도 투자하지만 때로는 7∼10년 투자하기도 하므로 아직 시기가 아니다”면서도 “만일 외국계에 팔린다면 신뢰성이 더 생길 뿐 회사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미 자산운용 능력을 인정받아 계열사의 도움 없이도 중대형 자산운용사로 성장한 이 회사에 외국계 브랜드 파워까지 결합되면 날개를 다는 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사장은 “우수한 인력을 외부에서 빼가려는 것 때문에 고민”이라며 “사람이 바뀌면 회사 성과가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스템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의 펀드들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 덕분. 주요 기업의 매출액, 원가, 이익, 배당성향 등 재무변수 90개를 입력해 놓고 필요하면 언제든 시계열로 뽑아본다.
“과거에는 펀드매니저가 근무시간 80∼90%를 이런 자료를 찾는 데 썼다면 요즘은 70% 이상을 전략적인 의사 결정에 쓴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지금도 활동 중”이라고 최 사장은 자랑했다.
○ 펀드 성적 골고루 상위권
이 회사가 운용하는 공모 펀드의 특징은 성적이 고르다는 것이다.
대표 펀드인 ‘1억 만들기’ 시리즈뿐만 아니라 ‘미래만들기’ ‘밸류인컴’ ‘코아성장주’ 등 주식형펀드들은 설정일 이후 성적이 상위 1∼10%에 들고 있다.
혼합형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성적도 상위 1∼20%에 분포돼 있다.
▼최홍 사장은…▼
△1961년생 △1984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86년 서울대 경영학석사(MBA) △1992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 박사 △1992년 미국 베어스턴스증권 입사 △1996년 대우증권 파생팀장 △1999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 총괄임원 △2000년 미래에셋증권 기획관리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2002년 랜드마크자산운용 대표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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