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를 하지 않는 이유는….
“필요성을 못 느낀다. IR를 하는 대부분 기업은 마케팅을 위해 이미지를 높이고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다. 남양유업은 1998년부터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2004년 말 현재 사내유보금만 4720억 원이다. 증자나 회사채를 발행할 일도 없다.”
―기업을 상장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자금 조달이다. 그렇다면 상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나.
“굳이 상장을 폐지할 필요도 없다. 상장 자체가 우량기업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하나의 기준이다.”
―하루 거래량이 많으면 1000주, 적으면 50주인데….
“투자자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 회사 주식을 적금하듯 한 주씩 사서 장기 보유한다. 주가는 1997년보다 10배나 높다. 외국인 지분이 34%인데 한 번 사면 내놓을 생각을 안 한다. 주주들을 찾아다니며 거래 좀 해 달라고 설득하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이 23%인데 경영권 위협을 받을 가능성은 없나.
“우호지분을 더하면 외국인 지분과 비슷하다. 지금은 외국인의 경영권 위협이 없지만 앞으로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자사주가 1만1000주 있다. 문제가 생기면 이를 기관투자가에게 넘겨 우호지분으로 확보할 생각이다.”
■ 저출산 시대 극복할 사업 전략은…
―사내 유보금이 너무 많지 않나. 배당도 거의 하지 않는데 주주에게 일부 나눠 줄 계획은 없나.
“유가공업체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축산물 시장이 개방됐다. 유가공산업은 타격을 입었다. 자유무역협정(FTA)이 계속 체결되면 환경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적절한 대응을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첨단 공장을 지어 품질을 높일 생각이다. 2002년 완공한 충남 천안 신공장 건설에 1000억 원 들었다. 전남 나주에도 공장을 짓고 있는데 여기에도 1000억 원 든다. 자동화로 천안 신공장의 노동생산성은 기존 공장보다 42%나 높아졌다. 지난해 생산성 30% 올리기 운동을 펼쳐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저출산 시대를 극복할 전략은….
“실제로 분유 매출은 5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매출은 매년 늘고 있다. 2004년 7730억 원이었는데 지난해는 8000억 원대가 된 것 같다. 분유제품 고급화와 신규사업 발굴 덕분이다.”
―음료사업은 잘 되나.
“지난해 매출은 880억 원 정도다. 기능성음료 시장을 더 파고들 계획이다.”
―음료분야 마진이 유제품보다 높은가.
“그렇다. 하지만 우유는 하루 300만 개 팔리는 데 비해 음료는 한 달에 200만∼300만 개 팔린다. 더 많이 팔아야 우유보다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음료사업 다각화 적절▼
○ 애널리스트 평가: 동양종합금융증권 이경주 책임연구원
저출산 시대에 기능성음료 사업에 투자하는 건 적절해 보인다. 경쟁사인 매일유업도 발효유와 음료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사내 유보금이 많지만 현금 흐름상 필요하다는 회사의 주장에 일리가 있을 것이다. 기업을 탐방하지 않아 유보금 규모가 적정한지는 판단할 수 없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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