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군 한국벤처농업대학(학장 김동태·金東泰·전 농림부장관) 5기 학생 80여명이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초청으로 17일부터 20일까지 심포지엄을 겸한 졸업여행을 다녀왔다.
시즈오카현은 일본 농민에게 자극을 주려고 이들을 초청했다. 한국 보다 농업 환경이 나은 일본이 “한수 배우겠다”며 한국 농민을 초청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즈오카 현은 한국에서 벤처농업이 활기를 띤다는 소식을 듣고 이 대학의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민승규(閔勝奎)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초청해 강연을 들은 뒤 지난해 10월 벤처농업대학을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기도 했다.
양국 농민은 18일 스즈오카현 모리마치(森町) 문화회관에서 ‘농업인이 만드는 한일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일본 농민 300여명이 참석했다.
양상추 재배농 스즈키 아키라(鈴木 晃) 씨는 ‘논을 3배 활용한 매력 있는 농업’, 메론 재배농 나구라 미츠코(名倉 光子) 씨는 ‘나는 세련된 카페 점주’, 사천녹차원 이창효(李昌孝) 대표는 ‘한국 녹차산업의 새로운 경쟁력’, 두리농원 진민자(陣珉子) 공동대표는 ‘멋진 친환경 농업, 이득 보는 친환경 농업’에 대해 주제 발표를 했다.
‘성장 농업의 한일비교’를 발표한 이와테(岩手)대학 키노시타 유키오(木下幸雄) 교수는 “농업 기술과 시스템은 일본이 앞서지만 개인의 파워와 열정에서는 한국이 월등하다”고 말했다.
양국 농민은 심포지엄이 끝난 뒤 소비자 신뢰 획득 등 5개 항의 ‘한일 농업의 희망 선언문’을 합창했다. 오카모토 노부코(岡本伸子) 시즈오카현 농림국장은 “양국 농민의 교류를 한일 농업박람회와 아시아 농업박람회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은 심포지엄과 야간 토론, 농업시설 견학 등 철저한 학습 위주로 짜여졌다.
농민들은 심포지엄장 밖에 농산물 전시장을 설치해 판로 확보에 나섰고 김완배(金完培·농경제사회학부) 서울대 교수는 농민들에 대한 즉석 애로 상담 활동을 벌였다.
풍년농산미곡종합처리장 나준순(羅準淳) 대표는 “우리 농민도 정부에 요구만 하지 말고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시즈오카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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